원자잿값 급락...철강 ‘질색’ vs 배터리 ‘화색’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철광석, 니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연일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수요가 크게 둔화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고공행진을 하던 원자재 가격이 반락하면서 철강업계 등은 제품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둔화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반면 배터리업계는 니켈 가격 하락 영향으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철광석이 가격이 톤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27일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22일 기준 톤당 98.18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이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5일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이후 한 달간 톤당 100달러 아래로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은 그해 12월 3일 다시 톤당 100달러선으로 회복했다.

업계는 철광석 하락에 대해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로 건설 원자재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 철강업계는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번 가격 하락은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위기감은 느낌 주요 제강사들은 앞다퉈 제품가격을 인하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 21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주재로 ‘그룹경영회’를 개최했다. 이는 환율, 금리, 물가 등 3고 영향 본격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수요산업 부진, 재고자산 증가 등에 따른 글로벌 시장축소, 원자재·에너지 및 금융·조달 비용상승, 원자재·에너지 공급망 불안 등이 겹친 복합 위기 상황으로 진단했다.

포스코는 적극적인 수익성 방어, 구매,생산,판매 등 각 부문의 구조개선을 통한 원가 혁신, 해외법인 리스크 점검, 투자계획 조정 등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기로 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하반기 원자재 가격 변동을 예의주시하는 등 시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니켈 가격 하락…채산성 개선 및 경쟁력 확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니켈 가격도 마찬가지다.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 26일 기준 톤당 2만 2320달러로 지난 3월 초와 비교해 약 2배 가까이 하락했다.

애초 니켈 가격 하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니켈 공급이 중단되면서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세계 경기둔화로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니켈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력 상품으로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이번 니켈 하락에 따른 안정세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니켈 가격 상승으로 채산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현재 니켈 가격 안정으로 다양한 배터리 제품군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지만 언제 또 가격이 상승할지 모른다”며 “주요 부처는 이들 기업에 주요 원자재 관세 인하, 법인세 감세 등으로 비용부담을 경감하고 동시에 해외자원개발 등 원자재 수급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