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국제유가 인하했지만 기름값은 '찔끔'...업계는 여전히 시차 탓

유류세 37% 인하 2주 경과...국제 유가 10% 하락... 국내는?
박지성 기자 2022-07-18 17:22:04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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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정부의 유류세 37% 인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국내 기름값이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인하 폭에 비해 국내 유가의 인하폭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1L(리터)당 2087.99원, 휘발유는 1L당 2033.59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요인으로 기름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유류값 안정을 위해 지난 1일부터 유류세 37%까지 인하했다. 정유 업계에서는 직영주유소의 판매 및 출하 물량을 시행 당일 즉시 내려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효과를 최대한 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협조했다.

하지만 국내 주유소는 대부분 직영주유소가 아닌 자영주유소가 차지하고 있어 인하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자영주유소는 미리 받아 놓은 재고를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반영하지 못하고 유류세 반영에 최소 2주 이상이 걸린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정부의 유류세 37% 인하 정책 시행 2주가 지나면서, 자영주유소들도 이에 맞게 가격을 내리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하는데 국내 유가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유가 인하폭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는 최근 2주 사이 10%이상 하락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절반 수준인 5%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시차 때문에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폭을 37%까지 늘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유류값 인하폭은 매우 낮다. 이로 인해 정유사 및 주유소 등 관련 업계가 재고 미소진 등을 이유로 기름을 비싸게 파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 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2주 정도가 소요된다. 최근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 유가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계속해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는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 효과도 점차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국제 유가의 국내 반영은 한국의 정유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름을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통상 1주에서 2주 정도 소요된다. 이러한 시차 요인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반영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유가는 5주 동안 하락세를 보일 것 같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유가가 안정화 될지 여부는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예측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점차 반영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요소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주유소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높은 가격에 형성돼있다. 그동안 일반 소비자들에게 '경유는 휘발유 보다 저렴하다'는 인식 탓에 어리둥절해 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 유가를 보면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거래된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경유에 대해 유류세 혜택이 주어져 휘발유 보다 저렴하게 공급돼 왔다.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1635.40원, 경유는 1431.38원으로 경유가 약 200원가량 저렴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는 경유가 훨씬 높지만 국내에서는 휘발유와 경유에 37%의 유류세 인하분을 똑같이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경유 가격이 더 높다"며 “지금과 같은 유가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다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예전 수준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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