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폭 30%→37% 확대…"기름값 당분간 오름세 지속"
2022-06-20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정부가 5월부터 유류세를 인하 폭을 20%에서 30% 확대했지만 직영주유소나 알뜰주유소와는 달리 자영주유소는 유류세 인하분 반영이 저조하다. 비싸게 들여온 기름을 하루아침에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분 반영에 저조한 자영주유소를 단속하겠다는 예고를 하며 자영주유소들이 반발하고 있다.
9일 유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는 자영주유소가 80%이상 차지한다. 자영주유소는 개인사업자로 유류세 인하 전에 들여온 기름통을 비워야만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자영주유소들은 현재 정부의 인하액 반영률이 24%로 저조하다.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유류세 인하 확대 관련 석유시장 점검회의’에서 주유소를 대상으로 불공정 행위 및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유류세 인하분 반영이 저조한 주유소 단속을 병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유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정부의 발표에 강한 반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 석유제품을 공급받아 기름통을 빨리 비울 수 있는 알뜰주유소와 달리 자영주유소는 기존에 들여온 기름통을 비우는데 최대 2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즉각 반영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현장 상황을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강압적인 단속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정유사 주유소 중 직영 주유소는 유류세 추가 인하를 즉각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GS칼텍스, SK에너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4사의 직영 주유소는 전국 760여개에 불과하다. 이들 직영주유소와 알뜰주유소 외에 자영주유소들은 기존에 들여온 기름을 모두 소진한 후 유류세 인하가 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와 반대로 국제 유가가 올라갔을 때는 이들 주유소들의 기름값 인상이 거의 즉각 반영되는 상황이 반복돼 왔기에 이들 자영주유소의 주장은 소비자들의 신뢰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류세는 인하했는데...소비자 체감은 '글쎄'
경유의 경우, 정부의 유류세 인하분과 국제 경유 가격 인상분을 고려하면 리터당 38원 이상 경유 판매 가격을 낮춰야 한다. 현재 이러한 가격 추이를 제대로 반영한 주유소는 1420곳으로 전체 주유소의 13%에 불과했다. 0~37원 인하한 주유소는 1868곳으로 17%, 가격을 동결한 주유소는 2798곳으로 25.5%다. 오히려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가 4878곳(44.5%)에 달했다.
알뜰주유소는 94.2%가 경유 판매 가격을 리터당 38원 이상 인하했으며, 현대오일뱅크 17.9%, SK에너지 11.4%, GS칼텍스 7%, 에스오일 4.9% 순으로 경유 판매 가격을 38원 이상 인하했다.
휘발유는 리터당 77원 이상 내려야 한다. 휘발유 판매 가격을 리터당 0~76원 인하한 주유소는 6565곳으로 59.9%, 가격을 동결한 주유소는 2283곳으로 20.8%다.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302곳으로 2.8%다.
휘발유 또한 알뜰주유소가 71.5%로 유류세 인하분을 제대로 반영했다. 현대오일뱅크 21.4% SK에너지 14.6%, 에스오일 9.5%, GS칼텍스 9.4%로 정유사 4사는 인하율이 저조한 편이다.
이와 같이 알뜰주유소를 제외하고 국내 정유사 4사는 대부분 직영주유소가 아닌 자영주유소로 이뤄져 아직 유류세 인하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 초년생인 경유차 운전자 박모씨(27)는 스마트에프엔과 통화에서 “이달부터 유류세가 인하된다고 해서 조금이나마 기대했지만 아직까지는 인하된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국내 정유사 4사 중 업계 한 관계자는 “자영주유소는 개인사업자로서 손해를 감소하고 유류세를 인하 하라고 할 수 없다”라며 “직영주유소는 곧바로 인하 했지만 자영주유소는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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