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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나흘째인 10일 전국 14개 지역 160여 개소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자동차와 철강, 시멘트 등의 품목에서 출하량이 감소하는 등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행 중 다행으로 현재 사전 수송 등의 조치로 인해 아직까지 물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산업계 전반에 물류대란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산업계는 노동조합(노조)의 무리한 파업 관행 개선을 위해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노조의 사업장 점거금지, 엄정한 공권력 집행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09~2019년) 한국과 G5국가들의 파업으로 인한 연평균 근로손실일수를 비교하면 한국 38.7일, 프랑스 35.6일, 영국 18일, 미국 7.2일, 일본 0.2일로 한국은 일본에 비해 193.5배 높았다.
노조의 무리한 파업 관행으로 인해 산업피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이후 파업사례만 종합해봐도 파업으로 인한 기업들의 생산손실 피해액은 4조원을 넘어섰다.
무리한 파업 관행…노사관계 선진화 정책 추진 필요
우리나라는 파업시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있어 파업이 발생하면 생산 차질로 인한 판매 및 수출 타격은 물론 협력업체 폐업 등 피해가 발생한다.
앞서 H사는 2016년 총 36차례 파업에 대해 대체근로를 사용하지 못해 3조 1000억원의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R사는 2019년 총 312시간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해 한때 매출액 200억이었던 협력업체 한 곳이 폐업한 바 있다.
반면 G5국가들은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특히 대체근로를 가장 적극적으로 허용하는 미국은 임금인상·근로조건 개선 목적의 경제적 파업의 경우 영구적인 대체근로까지 허용하고 있다. 아울러 추후 파업참가자의 사업 복귀도 거부할 수 있다.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신규채용 및 도급 방식으로 대체근로를 활용할 수 있다.
한경연 측은 “대체근로가 허용되면 파업 인력을 대체하는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기업은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감소해 투자와 일자리 수도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파업시 주요 업무시설에 대해서만 점거를 금지하고 사업장 내 부분 점거가 허용되고 있다. 그러나 직장점거는 종종 생산라인의 점거, 회사 시설물 손괴, 비조합원 및 사무직원 등에 대한 작업방해와 폭력행사 등의 불법행위로 이어져 기업에 더 큰 손실을 미치게 된다.
반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직장점거를 불법으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이들 선진국에서는 파업은 사업장 밖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미국, 영국에서는 징계·해고까지 가능하다. 독일은 사업장 출입을 희망하는 근로자를 강제로 저지해 위력으로 파업참가를 강요하면 형법상 협박죄가 적용된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직장내 부분·병존적 점거를 허용하나 실제 파업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파업에 대한 공권력의 미온적인 대처는 파업이 장기화로 이어져 관련 산업의 피해 규모를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불법파업에 대해 공권력이 엄정하고 빠르게 대처한다.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지난 1981년 항공 관제사들이 벌인 불법파업에 대해 48시간 내 업무복귀를 명령했고 이를 어긴 근로자들 1만 1000여명의 해고를 단행해 대규모 불법파업 관행의 고리를 끊었다.
영국 대처정부는 지난 1984년 탄광노조 총파업에 대해 위법으로 판단하고 공권력을 동원해 약 2만명 광부들의 해고를 내용으로 하는 국영광산 폐쇄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파업이 발생하면 사용자 방어권이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아 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무분별한 투쟁에 대한 기업의 대응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경제계 피해를 최소화하고 노사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같이 사업주 대체근로 허용과 노조의 사업장 점거 제한, 엄정한 공권력 대처 등 노사관계 선진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尹 정부 “정부 개입 없이 노사 자율적으로 풀어야”
노조의 무리한 파업 관행에 대해 정부의 생각은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정부가 중립성을 가져야만 노사가 자율적으로 자기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축적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노조 파업이 있을 때마다 개입하게 되면 노사 간 원만하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역량과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의 개입이 노사 관계와 그 문화를 형성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노동자의 불법행위가 지속해서 발생할시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법을 위반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법치 국가에서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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