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에프엔=김철호 기자] 에틸렌은 기체 형태로 생성되는 식물 호르몬의 하나이다. 과실을 비롯하여 모든 식물조직은 에틸
렌 가스를 생성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에틸렌은 많은 식물대사에 관여한다. 에틸렌은 특히 과실에서 다량 생성되며 과실의 숙성을 유도 또는 촉진시키는 대사 작용을 주도하기 때문에 숙성 호르몬(ripening hormone) 또는 노화 호르몬으로 불린다.
원예생산물은 종류에 따라 에틸렌에 대한 반응성이 다르지만 대체로 모든 과실은 에틸렌이 있을 경우 급격하게 익어가기 시작하여 과실의 맛과 향을 좋게 하면서 과육을 무르게 한다. 채소의 경우에는 주로 잎의 황화현상 및 탈리를 일으킨다. 과실의 발육과정에서 에틸렌의 생성량 변화는 호흡의 변화양상과 일치한다.
비교적 호흡량이 낮은 비급등형 과실은 에틸렌 생성량 또한 낮으며 특히 급등형 과실에서 호흡의 급격한 증가는 에틸렌 생성의 급격한 증가와 동시 또는 그 이후에 나타난다. 따라서 에틸렌은 과실의 연화를 비롯하여 숙성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생리적 변화를 유발한다.
에틸렌 발생은 과실의 종류 및 품종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호흡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작물의 에틸렌 발생량과 저장성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일반적으로 에틸렌 발생량이 높은 작물 또는 품종은 저장성이 낮은 경향이 있으며 조생종 품종은 만생종 품종에 비하여 에틸렌 발생량이 비교적 많고 저장성도 낮다.
대부분의 과실은 상처 또는 병해, 충해를 입거나 부적절한 환경적 조건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경우 스트레스 에틸렌의 발생이 증가하며 이러한 과실은 주위의 건전한 과실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저장시 상처과, 병충해과, 과숙과는 선별 제거해야 한다. 또한 사과와 배를 혼합 저장하게 되면 에틸렌 생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배는 에틸렌에 의한 피해를 받기 때문에 혼합저장을 피하는 것이 좋고 원예산물의 생리적인 면을 고려할 때, 장기간 저장을 위해서는 단일품종, 단일과종만 저장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에틸렌은 분자량 28.05의 단순한 불포화탄화수소로 상온, 대기압 조건에서는 항상 가스로 존재한다. 에틸렌은 가연성이며 색깔이 없고 에테르와 같이 약간 단 냄새가 난다. 에틸렌은 0.1ppm의 낮은 농도에서도 생물학적 영향을 보인다. 에틸렌은 다양한 신선한 원예산물의 수확 후 관리에서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적으로 노화 및 부패를 촉진하여 보존성을 저하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 때문에 가끔 긍정적인 영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조직의 성숙을 촉진하므로 식미가치를 높이거나 외관을 좋게 하기도 한다.
에틸렌은 과실 숙성현상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나타내지만 화학구조가 비슷한 프로필렌, 아세틸렌 가스 등 유사물질도 에틸렌의 영향을 보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특히 산업화된 지역에서는 에틸렌 이외에 에틸렌과 유사한 작용을 지닌 물질이 대기 중에 존재하므로 이러한 물질에 의한 피해를 받을 우려도 있다. 또한 작물에 따라 에틸렌에 대한 감수성에 많은 차이가 있는데 감수성이 예민한 작물은 특히 짧은 기간동안 에틸렌에 노출될 때에도 피해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를 요한다.
에틸렌은 화학반응 또는 생물체에 대사반응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에틸렌을 합성하는 유기생명체에는 세균, 곰팡이, 동물, 조류, 이끼류 및 기타 고등식물 등이 속한다. 콩에서 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인 Pseudomonas solanacearum, P. syringae 는 에틸렌을 합성하며 Streptomycetes 또한 에틸렌을 합성한다. 에틸렌이 곰팡이의 생장과 발육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여러 종류의 곰팡이가 에틸렌을 합성한다.
특히 푸른곰팡이균 등(Penicillium digitatum, P. cyclopium, P. velutinum )과 Agaricus bisporus 는 다량의 에틸렌을 합성한다.
에틸렌은 동물의 정상적인 대사산물은 아니지만 인간이 숨을 내쉴 때에도 미량의 에틸렌 가스가 발생한다. 이는 장내 세균에 의한 지질산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원예산물의 수확 후 관리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고등식물 중에는 종에 따라 에틸렌 발생량에 많은 편차를 보이며 특히 발육단계에 따라 에틸렌 발생량에 편차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원예산물을 다루는데 있어 원예산물 자체가 가장 중요한 에틸렌 발생원으로 간주된다.
에틸렌은 유기물질이 산화될 때 또는 태울 때에도 발생한다. 내연기관에서 화석연료를 연소시킬 때, 특히 불완전 연소될 때 더욱 많은 에틸렌이 발생한다. 과실의 경우 성숙할 때 에틸렌 발생이 급등하는 경우가 흔하며 고무 등의 재질이 자외선에 노출될 때, 담배연기, 바이러스감염식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식물 등도 정상적인 상태의 식물보다 더욱 많은 에틸렌을 발생한다. 수확한 작물을 다루는 장소에 에틸렌 농도가 높으면 대체적으로 신선한 작물의 노화가 빨라지고 부패 또한 증가한다. 이외에도잘 밝혀지지 않은 에틸렌 발생원도 있을 수 있다.
수확한 작물은 흔히 부적절한 환경에 도출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러한 조건에서는 작물이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고 에틸렌 발생량도 증가한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은 생물학적 요인과 비생물학적 요인으로 구분되는데 비생물학적 요인에는 화학물질, 부적절한 온도편차, 건조, 저산소, 방사능조사, 기계적 손상 등이 포함된다. 생물학적 요인에는 병이나 해충 의해 손상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조건에서 발생하는 에틸렌은 스트레스에틸렌이라고 한다.
냉해에 약한 작물은12-13℃이하의 온도에 노출될 때 피해를 일으키는데 대체적으로 열대나 아열대 원산의 작물이 이에 속하며 이러한 피해를 경험한 작물은 에틸렌 발생량이 많아지고 쉽게 부패한다. 냉해에 약한 작물로는오이, 가지, 호박, 파파야, 미숙토마토, 고추 등이 속한다.
수확한 작물에 지나치게 높은 고온에 노출되어도 피해를 받는데 직사광선은 작물의 온도를 높여 대사 작용을 촉진하므로 에틸렌 발생을 증가시킴은 물론 노화를 촉진한다. 대기오염물질로의 에틸렌 발생원에는 화재,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체의 연소가스 등이 포함되며 이들의 작물의 재배 중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으며 수확한 작물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특히 산업화된 지역의 대기 중에는 정상적인 지역의 대기중 에틸렌 농도보다 높은 에틸렌을 포함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흔하다.
저장고에서는 저장작물 자체가 에틸렌 발생원이므로 작물이 생산한 에틸렌에 의하여 저장작물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수확한 작물을 저장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생산에 소요된 비용이 모두 소비된 상태이므로 더욱 피해가 커진다. 저장고는 온도 유지를 위하여 밀폐시키는데 일반대기보다 훨씬 높은 농도로 에틸렌이 축적되는 경우가 흔하다. 저장고 내부 공기에 에틸렌이 축적되어 발생할 수 있는 장해는 조기 노화, 당근과 고구마에서 쓴 형성, 양상추의 갈색반점 형성 등과 같은 장해가 포함된다. 엽록소를 함유한 엽채류에서는 황화현상이 관찰되어 상품가치를 저하시키기도 하며 대부분의 식물 조직은 조기에 경도가 낮아져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된다.
김철호 기자 fire@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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