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연말결산) 치열했던 편의점 업계, PB·특화매장 '각축전'

홍선혜 기자 2024-12-26 09:49:32
유통업계 중 올해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곳은 다름 아닌 편의점 업계다. 이제 유행몰이 중심은 편의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지도와 역할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CU와 GS25는 편의점 시장 1위 쟁탈전을 지속해왔다. 현재 CU는 GS25를 바짝 추격해 영업익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분기 CU의 영업익은 1852억원, GS25는 1641억원이었다. 

현재 매출은 GS25가 앞서는 상황이지만 CU는 점포수로 압도해 매출 1위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의 매출 격차는 537억원이며 3분기 기준으로 봤을 때 100억원으로 분기별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두 업체는 특화매장으로 경쟁에 오르기도 했다. CU의 경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라면 특화매장인 라면 라이브러리는 CU 홍대상상점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부터는 서울 및 수도권을 넘어 전국 가맹점으로 확대되며 현재까지 총 26점까지 늘어났다.

 ‘K-푸드 특화 편의점(CU 명동역점)’ / 사진=홍선혜 기자 


아울러 최근에는 명동에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외국인 특화매장을 오픈했다. CU가 내세우고 있는 인기 PB제품, 흑백요리사 콜라보 제품, 백종원 도시락, 연세빵 등을 판매하고 있었고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4개 국어로 된 쇼 카드와 영문으로 된 띠지, 집기 사용법 등을 곳곳에 배치해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한 쪽 벽면에는 한국의 대표 라면을 만날 수 있는 40여종의 라면 진열대와 컵라면 모양의 시식대를 설치해 K-라면 특화 존도 구성했다.

GS25도 외국인 관광객 눈길을 끌기 위해 미래 체험형 매장 GS25 그라운드블루49점을 종로구에 오픈했다. 이 매장은 스마트 기술을 토대로 고객 체험을 극대화하고 외국인들에겐 한국의 인기 먹거리를 소개하는 신개념 편의점이다. 

▲고피자 로봇 ▲라테아트 로봇 ▲아이스크림 로봇 ▲포토카드 인화 머신 ▲솜사탕 머신 등 GS리테일의 리테일 노하우와 4차 산업혁명이 결합된 최첨단 기술로 매장을 가득 채웠다.

‘안녕인사동’에 오픈한 스마트 기술 기반 미래 체험형 매장 GS25 그라운드블루49점. / 사진=GS리테일 

편의점 PB상품 경쟁 치열

편의점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자체 제품인 PB상품이다. 언젠가부터 단독출시 상품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마케팅 수법은 언젠가부터 편의점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번졌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트렌드를 선점하는 것은 물론 구하기 쉬운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이제는 사전예약까지 진행한다. 사전 예약에 성공한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성취감과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는 심리적 만족감 까지 느끼곤 한다.

올해는 두바이초콜릿 흑백요리사 콜라보 제품이 돌풍을 불었다. 이제는 SNS에서 화재선상에 오르면 편의점에서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한다. 다만 이런 지나친 경쟁이 소비자로 하여금 피로도를 불러일으켜 결국 점주들의 재고 스트레스로 돌아온다는 지적과 유행에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맛의 퀄리티도 낮다는 혹평도 오간다. 

두바이 초콜릿의 경우 편의점 4사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가 전부 출시했지만 가격에 비해 맛이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 이었다. CU가 출시한 밤티라미수 역시 기대 했던 것 보다 별로라는 저평가가 많아 리뉴얼해 재출시 하기도 했다.

그러나 편의점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트렌디한 제품과 협업은 고객 유입과 매출 증진에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편의점수가 많아지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져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 전략은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트렌드성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그 제품으로 인해 고객이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연쇄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PB제품이 마음에 들었던 소비자가 그 제품을 떠올리면서 다른 괜찮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재방문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아울러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면 자연스럽게 버즈마케팅 효력이 발생한다. 앞서 버즈마케팅이란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해 말하고 다니며 저절로 입소문이 타 마케팅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기법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슈몰이에만 급급하다보니 고객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이라는 뜻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꼬집지만 일각에서는 변화무쌍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편의점들이 앞으로 더욱 과열된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의 조사 결과 지난해 하반기 기준 전국에 입점한 편의점 개수는 5만5200점 이상으로 인구 950명당 1개꼴로 편의점 매장이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편의점은 좀 더 특별하고 차별적인 상품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복안이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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