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314조'로 맞선 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 고소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이사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는 동시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26일 밝혔다.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가 핵심 사업회사를 상대로 업무방해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 한미약품 측 주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정도로 사업회사를 공격하고 업무를 방해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임 대표는 임직원을 동원해 한미약품의 재무회계, 인사, 전산 업무 등 경영활동의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통제했다. 한미약품은 임 대표가 별개 법인인 대표이사 업무 진행을 지속적으로 방해했다고 주장한다. 

고소장에는 ▲무단 인사 발령 및 시스템 조작 ▲대표이사 권한 제한 및 강등 시도 ▲홍보 예산 집행 방해 등 한미사이언스의 위력에 의한 위법행위 사실관계가 담겨 있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의 행위가 형법 314조에서 말하는 위력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주사가 핵심 사업회사의 임무를 방해하는 행위는 자유로운 경영 활동을 제한하고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형법 314조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에게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내용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고소는 임 대표 개인으로 한정했지만, 임 대표 지시를 받은 한미사이언스 임직원들도 적극 가담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며 "이들에 대한 추가 조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고(故)임성기 회장의 사망 이후 상속세와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임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과 딸 임주현 사장, 그리고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 등 이른바 '3자 연합'은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을 장악했다. 

한미사이언스의 형제와 한미약품그룹의 3자 연합 경영 방식과 지분 차지 비율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형제는 오너 경영을 통한 사업 확대 및 전환을 추진하는 반면, 모녀 측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밀고 있다.

한편, 한미약품으로부터 고소당한 한미사이언스 임 대표는 지난 18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에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총에서는 이사 정원 확대와 신규 이사 선임 등의 사안을 두고 격돌한다. 3자 연합 측과 임종윤 임종훈 형제 측은 각각 자신을 포함한 이사진을 후보로 꾸리면서 이날 열릴 주총에서 경영권을 둔 표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별 기자 star72@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