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논란 한미약품그룹...다음 행보는?
2024-07-19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을 앞두고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현재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소속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사장) 형제와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 3자 연합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경영권 다툼은 송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훈 사장 "임시 주총 승리 자신…2026년까진 경영권 확보 가능할 것"
8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훈 사장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28일 예정된 임시 주총의 결과를 자신하고 경영권을 뺏기지 않겠다"며 "잘 안되더라도 2026년이면 완전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미사이언스 주총은 오는 28일 열리며, 대립 중인 3자 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제안한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과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 등이 표결로 결론 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형제 측(임종훈 사장·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이 5대 4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6 대 5 비중으로 이사진 구성에서 우위를 잡겠다는 것이 3자 연합의 목표다.
이들의 갈등은 적어도 오는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2025년 3월 정기주총 시 3자연합 측 이사진으로 분류되는 3명(신유철·곽태선·김용덕)의 이사진 임기가 만료되고, 2026년 3월 주총에서 송영숙 회장의 임기(2026년 3월29일)가 만료된다. 이 시기에 임종훈 사장 측을 지지하는 이사진 진입이 가능해져 우위를 점할 방법을 타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2025년 3월 정기주총 시 3자연합측 1명(황선혜)의 임기 만료, 2026년 3월 5명(박재현·박명희·김태윤·윤도흠·윤영각)의 이사진 임기가 한꺼번에 만료된다. 따라서 임 사장측 이사 기용이 가능해져 한미약품의 이사회까지 주도하게 된다게 한미사이언스 설명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구조는 ▲3자연합 측 33.78% ▲임종훈 사장 측 25.6%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8.09% ▲국민연금 5.89% ▲친인척 3.1% 등으로 이뤄져 있다.
재발한 장·차남 VS 두 모녀 대결…신동국 회장 개입으로 갈등 심화
한동안 잠잠했던 오너 가족간 갈등은 송 회장과 임 부회장 모녀가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지분을 넘기고, 경영권 찬탈을 예고하면서 다시금 시작됐다.
송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은 기존 오너 중심 경영 체제를 쇄신하고, 현장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재편, 사업 경쟁력과 효율성 강화를 통해 경영을 시급히 안정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모녀의 편에 선 신 회장이 장·차남과 뜻을 모아 합의를 이루기로 한다고 밝혀 경영권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경영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상의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음에 따라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이들의 경영권 갈등의 서막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독자 경영을 선포하면서 다시금 재발했다. 남아있던 불씨가 피어오른 것이다.
이에 격분한 지주사 임 사장은 한미약품 대표이사(사장) 직급을 하루아침에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시켰고, 한미약품은 해당 조치가 '무효'라고 맞받아쳤다.
또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와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사업부문 부사장 등 한미약품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두 형제를 지지하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대주주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대주주 가족 간 단합이 해쳐지고, 이로 인해 한미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측은 공동성명 관련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한미약품은 "무엇보다 이번 성명 발표에 참여한 계열사 대표 중, 올해 3월 당시 경영진을 지지했던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던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의 이름이 성명서에 날인돼 있는 것을 보면서, 독단적인 오너 경영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더욱 여실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7일 진행된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3자 연합은 "과중한 업무로 여유가 없을 계열사 대표단을 기자회견에 불러 아무런 질의응답에 참여하지 못한 채 임종훈 대표의 병풍과도 같은 역할로 전락시켰다"며 "오너경영의 폐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어서 씁쓸한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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