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티빙·웨이브 합병…몸집 키우는 '넷플릭스'

최종 계약 남았지만…양사 이해 관계사들 이견 충돌로 합병 지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다시 한번 저력 입증…거대 기업 네이버와도 손잡아
황성완 기자 2024-10-25 10:37:20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티빙이 웨이브와의 합병 계약을 발표한 지 약 1년이 다되가고 있지만, 아직 이들의 합병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양사의 이해 관계사들이 각자 이익에 따라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함에 따라 이견을 보이면서 의견 충돌이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OTT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거대 기업 네이버와 손잡고 몸집을 더욱 키우고 있어, 이들이 당장 합병이 된다고 해도, 넷플릭스의 이용자 수를 넘을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티빙·웨이브 CI.

티빙·웨이브, 지난해 12월 합병 계획 발표했지만…"주주 이해관계로 합병 지체"

25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12월 합병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합병 본계약 체결을 위한 최종 협상안 도출을 남긴 상태다.

앞서,  SK스퀘어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OTT 웨이브를 서비스 중인 콘텐츠웨이브를 규모의 경제를 갖춘 미디어컴퍼니로 밸류업 하기 위해 티빙과의 합병 계약을 조속히 체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사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사 관계자는 합병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기업가치 등 세부사항을 두고 티빙 최대주주 'CJ'와 웨이브 최대주주 'SK스퀘어' 등 주주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해 관계사들이 각자 이익에 따라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이견을 보이면서다. 티빙과 웨이브 합병 비율은 1.6대 1 정도, 기업 가치는 1조6000억원 수준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로 오를 CJ ENM측은 당초 약 1조원 수준의 밸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조원의 기업가치를 가진 티빙을 밑도는 수치다. CJ ENM은 향후 합병법인 지분율 확보를 위해 적잖은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합병법인의 기업가치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SK스퀘어는 합병을 서둘러야 하는 만큼 초조한 입장이다. 당초 합병비율이나 전환사채(CB) 상환 등의 이슈에서 상당한 부분을 양보했는데, 합병까지 여전히 차질을 겪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지난 9월 17일 공개한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저력 입증…네이버와 손잡고 멤버십 회원 대상 넷플릭스 이용권 제공

반면, OTT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최근 흥행을 거둔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 '흑백요리사'를 통해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작품은 공개되자마자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고,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 9월 16일부터 22일까지 무려 380만시청수를 기록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거대 기업 네이버와도 손잡고 독주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음 달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넷플릭스 이용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IT 기업 멤버십에서 넷플릭스 이용권을 제공하는 곳은 네이버가 처음으로, 국내 대표 플랫폼과 공조해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 유지율은 95%에 달한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이번 제휴로 충성도 높은 회원과 콘텐츠 상품의 접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사 합병 성공하더라도 넷플릭스 넘기 힘들 것…"합병 연내 마무리 예상"

이로 인해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더라도 넷플릭스를 과연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들 둘이 합병에 성공하더라도 당장은 넷플릭스를 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계정 공유 금지제도'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용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167만명, 티빙 787만명, 웨이브 427만명이다. 양사의 이용자 수를 합해도 넷플릭스에 겨우 넘어서는 상황이다.

다만, 증가 속도는 넷플릭스보다 티빙이 더 빠른 추세를 보이고 있어 호재가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지난 6월보다 125만명, 티빙은 135만명 늘었다. 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얻어 야구팬을 결집시키며 넷플릭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연내에는 합병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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