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CJ-SK 최대주주 간 이해관계 대립?

지난해 12월 합병 계획 발표…4월 합병비율 등 구체적 논의 진행
티빙 성장세로 여유로운 'CJ' VS 웨이브 기업가치 올려야 하는 'SK스퀘어' 등 의견 대립
황성완 기자 2024-05-31 10:32:56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지난해 콘텐츠웨이브와의 합병 계획을 발표한 후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 양사는 기업가치 등 세부사항을 두고 티빙 최대주주 'CJ'와 웨이브 최대주주 'SK스퀘어' 등 주주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티빙·웨이브 CI.

티빙·웨이브, 지난 12월 합병 MOU…합병비율·법인 가치 등 최종 확정 과정 진행

티빙은 웨이브와 합병을 두고 합병비율, 법인 가치 등 세부사항을 최종 확정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CJ ENM의 티빙은 SK스퀘어의 웨이브와 지난 12월 상호 합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CJ ENM은 티빙 지분 48.85%,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분 40.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합병이 완료되면 CJ ENM이 합병 법인의 최대 주주에 오르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합병이 성사된다면 국내 토종 OTT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쿠팡플레이를 넘고, 해외 OTT 넷플릭스까지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고됐다.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티빙의 월 활성이용자(MAU) 수는 706만명, 웨이브는 408만명이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MAU 수는 1100만명에 이른다. 같은달 넷플릭스 MAU는 1129만명을 기록했다.

다만, 중복가입자도 상당하기 때문에 일부는 예상만큼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쉽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됐다.

/사진=연합뉴스

양사, 합병 관련 4월 협의 진행…주주간 이해관계 엇갈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 4월경 합병비율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사간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부사항을 두고 주주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티빙의 성장세로 인해 최대주주 CJ는 서두를 필요가 없지만 SK스퀘어는 웨이브의 기업 가치를 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합병법인의 최종 기업가치(Value)를 두고 막판까지 내부 이견이 생기고 있다.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로 오를 CJ ENM측은 당초 약 1조원 수준의 밸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조원의 기업가치를 가진 티빙을 밑도는 수치다. CJ ENM은 향후 합병법인 지분율 확보를 위해 적잖은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합병법인의 기업가치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SK스퀘어는 합병을 서둘러야 하는 만큼 초조한 입장이다. 당초 합병비율이나 전환사채(CB) 상환 등의 이슈에서 상당한 부분을 양보했는데, 합병까지 여전히 차질을 겪고 있다.

또한 내부에서도 11번가 매각, SK쉴더스 기업공개(IPO) 공모 철회 등으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스퀘어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OTT 웨이브를 서비스 중인 콘텐츠웨이브를 규모의 경제를 갖춘 미디어컴퍼니로 밸류업 하기 위해 티빙과의 합병 계약을 조속히 체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주희 티빙 대표와 이태현 웨이브 대표 역시 지난 4월 28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진행된 OTT 4사간 간담회를 통해 "합병은 주주간 최적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주들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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