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본 럭셔리카 브랜드, 신차로 한국 시장 공략

애스턴마틴·마세라티·롤스로이스·벤틀리 국내서 신차 공개
1억 이상 수입차 4만5739대 판매…전년비 18.8%↓
김동하 기자 2024-10-24 11:04:17
국내 시장을 겨냥한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의 신차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올해 판매 부진을 회복하기 위함이다. 그만큼 한국의 소비자들이 글로벌 럭셔리카들의 핵심 고객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규 등록된 1억원 이상 수입 럭셔리카는 5만6351대였던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4만5739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판매 성수기가 3·4분기인 것을 감안해도 지난해 7만8208대 대비 1만대 이상 판매가 벌어졌다. 올해 총 판매량도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스턴마틴 V12 플레그십 모델 뱅퀴시. /사진=김동하기자

브랜드별로 보면 작년 1~9월 포르쉐는 8985대를 판매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6043대 판매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32.7%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벤틀리 판매량은 반토막이 났다. 벤틀리는 올해 9월까지 전년(610대) 대비 57.9% 급감한 257대를 판매했다. 롤스로이스는 올해 135대를 판매, 전년(227대) 대비 판매량이 40.5% 줄었다. 마세라티는 전년(334대) 대비 39% 감소한 203대를 판매했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 위출...'연두색 번호판' 영향도

럭셔리카 시장이 '쓴 맛'을 보고 있는 것은 고금리·고물가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때문으로 보인다. 수입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특히 고가의 럭셔키라 브랜드는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더불어 올해부터 고가의 법인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게 한 것도 영향이 있었다. 올해 1월부터 '법인이 신규·변경 등록하는 8000만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9월 8000만원 이상 법인차 신차등록 대수는 3만5269대로 전년 동기 1만8690대 대비 2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 대 넘게 줄어든 수치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럭셔리 브랜드 차량 판매량은 매년 늘어왔다"며 "신차 출시로 판매량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모터카,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 ‘스펙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 / 사진=롤스로이스모터카

럭셔리카 브랜드들은 판매 부진 회복을 위해 국내 시장에 신차 효과로 판매량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한국은 단기간 럭셔리카 판매량이 늘며 글로벌 5대 럭셔리카 시장으로 떠오른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세라티는 한국 법인 출범과 함께 매달 1개의 신차 출시를 예고했고 지난 16일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인 럭셔리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레칼레 폴고레'를 공개했다. 최대 820Nm의 토크와 최고출력 410㎾(킬로와트), 최고 시속 220km의 주행 퍼포먼스를 구현한다. 

롤스로이스모터카는 지난 17일 6년만에 럭셔리 SUV '컬리넌 시리즈II' 및 '블랙 배지 컬리넌 시리즈II'를 국내에 선보였다. 가격은 각각 5억7700만원, 6억7000만원이다.

워렌 클락 벤틀리모터스코리아 대표(왼쪽)와 니코 쿨만 아태지역 총괄대표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이달 말 '더 뉴 컨티넨탈 GT' 출시 행사를 개최한다. 더 뉴 컨티넨탈 GT는 지난 6월 글로벌 시장에 공개됐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컨티넨탈 GT는 2002년 출시 이후 4년 만에 벤틀리 브랜드의 판매 대수를 연간 1000여 대에서 1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대표 모델이다. 최고출력 782마력에 순수 전기만으로 80㎞를 주행할 수 있다.

지난 11일, 애스턴마틴이 플래그십 모델 신형 '뱅퀴시'를 공개했다. 순수 내연기관 차량으로 애스턴마틴의 양산 차종 중 가장 빠른 슈퍼카다.  최고 345㎞를 자랑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3.3초다. 연간 1000대 미만 한정 생산 예정이고 올해 4분기 첫 출고한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억대 수입차 시장이 꺾인 것은 연두색 번호판에 따른 법인차 판매 감소도 있겠으나, 시장을 주도해온 벤츠 S클래스가 신형을 출시한 지 시간이 지나면서 신차 효과가 떨어진 영향도 크다"며 "초고가 시장의 경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단기간으로는 널뛰기 현상이 심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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