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사업 키우는 유통업계…'올리브영 독주' 막을까

패션·식품 업계 등
홍선혜 기자 2024-10-21 13:05:36
최근 뷰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패션업계는 물론 편의점이나 식품업계까지 뷰티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CJ올리브영의 독주체제에 변동이 생길지 주목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H&B(Health & Beauty) 스토어의 1등공신은 올리브영이다. 비슷한 형태의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2022년 11월 사업을 철수했고, 롯데쇼핑 '롭스'는 매장을 모두 정리하고 현재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10여 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올리브영은 H&B 시장에서 견조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2021년 10.5%, 2022년 12.2%, 2023년 14.9%로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7.6%까지 상승했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뷰티 대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제치고 매출액 4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명동에 위치한 올리브영 매장. / 사진=홍선혜 기자 


불경기에도 올리브영이 날아올랐던 이유는 립스틱 효과 탓도 있다. 립스틱 효과란 경기 불황기에 립스틱 같은 저가 화장품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특히 올리브영의 경우 중소기업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제품 대부분이 중저가의 가격으로 형성 돼 소비자의 지갑 부담을 덜어줬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유형도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중심의 개별 여행객으로 바뀌면서 오히려 올리브영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었다. 

뷰티 시장에 뛰어드는 유통업계...왜?

이러한 기조에 최근 뷰티기업이 아닌 식품, 패션기업까지 뷰티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가 뷰티에 뛰어든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사실 뷰티 제품의 경우 마진율이 높고 신선식품 등 온도에 민감한 식품에 비해 보관·재고·운송 관리가 덜 까다롭다. 아울러 화장품의 경우 본인에게 어울리고 피부에 잘 맞는다면 충성고객 확보에도 유리하다.

뷰티기업이 아니지만 최근 뷰티제품의 성지가 되고 있는 곳은 대표적으로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다. 고물가 시대 ‘가심비’ 소비가 확산되면서 뷰티 부문에서 다이소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다이소 제품가격은 통상 1000원에서 5000원사이로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메리트다. 이러한 방식으로 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유사한 기능의 화장품을 판매한다면 올리브영을 따라잡을 수 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다이소 뷰티제품은 전부 5000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이지만 모든 화장품 제조사는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이앤씨 등 타 제품의 제조사와 동일하기 때문에 품질 면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아울러 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케어 브랜드 '마몽드'와 LG생활건강의 '퓨어더마', '케어존' 등 대기업 브랜드까지 입점 시키면서 뷰티 부문의 외형을 확장해가고 있다. 

컬리뷰티페스타 2024. / 사진=홍선혜 기자 


2022년 뷰티 플랫폼 ‘뷰티컬리’를 론칭한 컬리는 주 사업이 신선 식품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 ‘컬리뷰티페스타 2024’를 개최했다. 얼리버드 1, 2차 티켓이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고 첫날에 무려 5000명의 관객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컬리의 전체 매출 중 뷰티부분이 차지하는 규모는 10%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상반기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0% 급성장 했다. 아울러 뷰티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해 영업손실 폭도 20222년 대비 1436억원으로 줄였다.

하이트진로그룹의 계열회사 서영이앤티는 가공식품 도소매업 및 맥주 냉각기를 제조하는 종합 식품 기업이지만 최근 화장품 제조사인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 사측은 “최근 심화되는 경쟁 환경 등으로 인한 미래 시장의 불투명성을 극복하고자 신사업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비앤비코리아는 달바, 메디큐브, 더마팩토리, 닥터 펩티 등 100여 개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매출 329억원과 영업이익 46억원, 지난해 매출 442억원과 영업이익 70억원으로 실적 개선중에 있고 올해는 매출 730억원과 영업이익 15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뷰티 부문과 가장 밀접한 패션기업도 뷰티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기업은 무신사다. 2021년 ‘무신사 뷰티’를 론칭했다. 당시에는 입점수가 800여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700개까지 늘려가고 있다.

아울러 지난 8월 19일부터 3주간 열린 ‘무신사 뷰티 페스타’에는 행사 기간 동안 뷰티 부문 거래액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5.8배 이상 껑충 뛰었으며 오프라인 팝업에 참여한 41개 브랜드의 평균 거래액 역시 전년 대비 7.2배 성장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업계에서 뷰티 산업에서 뛰어드는 것은 뷰티 산업의 성장세가 높은 것이 주된 이유”라며 "뷰티 제품은 사업 구조상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대기업에서는 화장품 사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플레이어들이 저마다 자리 잡고 있는 영역이 있고 중소기업들도 제품력이 뛰어난 곳들이 많아 어떤 식으로 경쟁할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덧 붙였다.

한편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뷰티시장 규모는 17조3412억 원으로 2018년 대비 12% 증가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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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J 2024-10-22 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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