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공무원 직무유기 정황 드러나

빗물처리시설 알고도 방치... 시의원은 ‘강건너 불구경’
황귀영 기자 2024-10-16 12:04:41
[스마트에프엔=황귀영 기자] 경기 안성시 시민안전과(옛 안전총괄과)가 시 자산인 우수저류조의 존재를 알면서도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년간 방치해 직무유기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019년 2월8일 원곡면 소재 제일 오투그란데 아파트 공공시설물 합동 점검 후 작성된 시민안전과의 검토 의견서에 따르면 ‘하수처리시설의 방류수는 우수저류조 용량 산정에 포함되지 않았고, 우수저류용량 확보를 위해 하수 처리시설 방류수가 우수저류조에 유입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외 우수저류조와 관련된 것만 6가지 의견을 추가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런데 같은해 11월 해당 아파트 건설사에서 기부채납 받은 시설이 누락된 채 시민안전과에 인계 되지 않았다. 당연히 시에서 관리해야 할 저류조 목록에도 빠져있었다. (스마트에프엔 9월5일자 건설 시공사 기부채납한 ‘빗물처리시설’ 방치 기사참조) 

안성시청 전경. /사진= 안성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수인계와 별개로 이미 저류조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시설물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시민안전과가 수년간 관리 의무를 회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 시설 존재를 알고도 당연히 해야 할 관리 행정을 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민안전과 관계자는 “도시계획 시설 협의가 있었으니 2019년, 오히려 그 전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지만, 뭐든지 시설물을 넘겨줘야 관리를 하지 않느냐. 알고 있어도 우리 쪽으로 넘어오지 않았으니 관리가 안됐던 것 같다. 정확하게 인수인계가 돼야 우리가 관리를 하지 않겠냐”고 답변했다.

반면 안성시 다른 공무원은 “몰랐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인지했는데 가만있으면 잘못된 거 아니냐”고 말해 앞서 시민안전과 관계자 발언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민 A씨는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공무원은 자기들한테 책임이 넘어오지 않았으니 관리 안 해도 된다면 이야말로 징계감”이라며 “이렇게 해도 안 짤려, 저렇게 해도 안 짤려, 시간되면 다 진급해, 철밥통 같은 태도 때문에 공무원 사회가 단 1도 안 바뀐다. 전형적인 공무원 매너리즘에 빠져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여러 문제점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구 시의원들은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지난 8월 A시의원은 해당 아파트의 하수처리시설과 환경오염 우려 등에 관한 주민 민원사항을 알게 됐고, B시의원은 이와 관련해 수차례 문자를 받았으며, 지난 21일 원곡면민 체육대회에서도 주민들로부터 애로 사항을 직접 들은바 있다. 그런데도 시의원들은 주민들을 한 번도 찾아보지도 않고 지금껏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A 시의원은 최근 경기도당 대변인으로 선임됐고, B 시의원은 활발한 의정 활동으로 안성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4 대한민국 뉴 리더 대상’을 받았다. 해당 아파트 주민이 보기엔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의원은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위치에 있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인 태도는 ‘강 건너 불구경’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황귀영 기자 paradise1486@naver.com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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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희
    최준희 2024-10-17 22:03:25
    제발좀..작은것부터신경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