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지주사 대표 계열사 대표 직위 강등, 원천 무효 또는 위법"
2024-08-29
이에 더해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 간 업무 지원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형제가 지배하고 있는 지주회사와 대주주 3자 연합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핵심 사업회사 간 정상적인 업무까지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경영권을 둘러싼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분쟁이 법원으로 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의 갈등은 임시 주총까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임시주총 개최 허가 신청서 제출…한미약품 측 "절차상 하자로 반박"
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일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의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박재현 사내이사(대표이사) 해임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박준석(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이사 선임 ▲장영길(한미정밀화학 대표) 이사 선임 등을 임시 주총 안건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한미사이언스가 소집 청구한 주총이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임종훈 대표가 의사를 결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월 열린 회사 임시주총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의결 과정을 거친 후 진행됐다"며 "만약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으로 임시주총 허가를 신청한 것이라면 이는 절차적 정당성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기에 먼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지주사의 특정 대주주 경영자가 그룹사의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독재 경영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7일 다시 한번 수원지방법원에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양사 갈등으로 핵심 계열사 간 업무도 마비…"업무 지원 거의 중단돼"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갈등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계열사 간 업무 지원도 거의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사의 전산망을 가지고 있는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사업 추진을 위한 결제 시스템을 통제하고 있다.
당초, 한미약품에는 별도 인사나 총무, 관재 등의 조직이 없고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해당 업무를 맡아왔다.
한미약품은 지주사에 경영 지원 관련 분야 업무 위탁에 따른 수수료를 납부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내부적으로도 반발이 일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회사는 사업회사로부터 인사, 총무, 관재 등의 업무를 위탁 받은 지주사가 업무를 처리해주지 않는 것은 계약 위반 및 업무 방해 등의 위법 소지도 있다고 보고 있지만, 지주사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한미사이언스 측은 "지주사 체계 출범 이후 한미약품 인사는 지주사와 협의 후 진행했는데, 이들 두 전무에 대한 인사 발령은 그와 같은 협의 없이 이뤄진 것으로 절차에 맞지 않게 진행된 것"이라며 해당 인사발령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보 예산 집행 등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홍보 업무는 한미약품 홍보팀에서 담당했는데, 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홍보 방향이 어긋나는 경우가 생기면서 지난 8월 말 이후 한미사이언스의 홍보자료는 기존 홍보팀의 이메일이 아닌 별도 계정으로 발송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기존 한미약품 홍보팀과 별도로 한미사이언스에 홍보 조직을 갖추기 위해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직책 고문 지도 하에 홍보 조직을 구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갈등은 적어도 내달 28일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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