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리핀 '전략적동반자관계' 수립…수교 75년 만

尹대통령,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공동언론 발표
김성원 기자 2024-10-07 13:35:06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한·필리핀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필리핀이 '전략적동반자관계'를 수립한다. 지난 1949년 수교 이래 양국 간 공식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75년 만에 처음이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양국 협력 강화 방안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처럼 양국 관계를 격상키로 함에 따라 전방위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바탄 원전 재개를 위한 타당성 조사 양해각서(MOU)가 체결돼 양국 간 원전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만큼 필리핀과 최적의 원전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에 마르코스 대통령도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국방·방산·해양 등 안보 분야 협력도 주목된다.

양국은 필리핀이 실시하는 연안 훈련에 우리 군이 참여하는 것 등을 포함해 국방 협력을 강화한다.

두 정상은 또 필리핀이 2023∼2028년까지 추진 중인 군 현대화 사업에 한국의 참여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해경 기관 사이에 '해양 협력 MOU'를 체결함에 따라 정보 교환, 수색 구조 등 해양 안보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대형 인프라 사업 참여를 추진한다.

필리핀 정부의 '빌드 베터 모어(Build Better More·BBM)'라는 인프라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교량과 댐 등 대형 인프라 건설이 이에 따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건설, 필리핀 중부 파나이, 귀마라스, 네그로스 3개 섬을 연결하는 PGN 교량 사업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서 약 20억달러(한화 2조6900억원)를 지원하는 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또 지난 2023년 9월 서명한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도 조속히 발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북한 핵 도발을 포함한 역내 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윤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은 북한의 무모한 핵 개발과 도발, 북한과 러시아 군사 협력을 용인할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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