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재용 회장 등에 5억원 손배소…“합병으로 피해”

소멸시효 9개월 앞두고 청구…손배 청구금액 5억100만
신종모 기자 2024-09-25 10:18:39
국민연금공단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피해를 봤다는 이유에서다. 

25일 법원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 이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5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외에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이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소송은 오는 2025년 7월 만료된다. 공단이 소멸시효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소송을 청구한 것이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5억100만원을 기재됐는데 향후 소송 과정에서 전문가 감정 등을 통해 피해 금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하면서 청구 규모는 커질 전망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지난 2015년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대주주였다.

두 회사는 2015년 5월 26일 제일모직 주식 1주를 삼성물산 주식 약 3주와 맞바꾸는 합병을 결의했다. 2개월 뒤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가결돼 같은 해 9월 1일 합병했다.

그러나 이후 특검 수사에서 삼성 일가에 유리하도록 의도적으로 제일모직 가치는 높게, 삼성물산 가치는 낮게 합병비율(1:0.35)이 책정됐다.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손해를 볼 게 뻔한데도 정권의 외압으로 합병에 찬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연금은 삼성그룹이 삼성물산 가치를 시장에서 보는 것보다 낮게 책정했고, 제일모직은 높게 평가해 손해를 본 것으로 봤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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