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빗물 처리시설로 연결된 오수관 육안조사로 끝나

시 관계자 “육안으로 봤을 때 깨끗하고 냄새 안나···정화된 물”
잇따른 부실행정 논란에 후속 조치도 ‘주먹구구’식
시 보유 설계도면, 부서별 서로 달라
도면 내 문제 하수관 표기 여부···주택과엔 있고 첨단산업과엔 없고
황귀영 기자 2024-09-13 16:19:08
[스마트에프엔=황귀영 기자] 경기 안성시가 지난 2018년 준공된 아파트의 빗물 처리시설을 수년째 방치한데 이어 이 빗물 처리시설로 연결된 오수관이 있는데도 준공 승인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오수관이 잘못 연결된 것에 대한 현장조사 과정에서 관계부서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스마트에프엔 9월5일자 ‘안성시, 건설 시공사 기부채납한 빗물 처리시설 5년째 방치’, 9월10일자 ‘안성시가 환경오염 주범?’ 기사 참조)

안성시청 전경.                /사진=안성시

해당 아파트 생활오수가 수년째 인근 하천으로 방류됐을 가능성과 수질오염 문제가 제기돼 안성시가 문제의 하수관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시가 하수관으로 유입된 물의 출처와 하수관 연결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가 있자 안성시 관계부서가 뒤늦게 현장 조사에 나섰으나 해당 관의 연결 상황과 이른바 불명수(하수관으로 유입되는 정체불명의 물)의 출처에 대한 면밀한 조사는 하지 않고 단순히 육안으로만 판단해 ‘정화된 물’로 결론을 내렸다.

조사를 실시한 주택과 관계자는 “육안으로 봤을 때 나오는 물이 깨끗해 보이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정화돼서 나오는 물”이라면서도 ‘정화된 물’로 판단한 근거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했다.

해당 아파트는 안성시 관내 대부분의 아파트와는 다르게 공공 하수 처리시설이 아닌 자체 하수 처리시설로 오수를 정화해 방류하고 있다. 현장을 조사한 주택과의 결론대로 해당 불명수가 정화된 처리수라면 자체 처리시설에서 처리돼 나오는 오수가 최종 방류구가 아닌 별도의 관을 통해 빗물 처리시설로 연결 됐다는 것이어서 또 다른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면밀한 조사 없이 육안 조사에 그친 것도 문제지만 조사 과정에서 안성시가 보유하고 있는 이 아파트 설계 도면이 부서별로 다르다는 점도 발견돼 안성시 부실 행정의 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안성시 주택과가 보유하고 있는 도면에는 문제의 하수관이 표기돼 있으나, 첨단산업과(구, 도시개발과)가 갖고 있는 도면에는 해당 하수관이 표기돼 있지 않아서다.

이에 대해 첨단산업과 관계자는 “서로 도면이 다른 건 사업주체가 사기친 거 같다. 형사 고발조치 하겠다”면서 “잘못 연결된 오수관에 대해선 빠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주택과 관계자는 “준공 신청 시 제출된 설계도서에 대해 관계 부서와 협의를 마쳤다. 준공 승인 과정에서 해당 부서별 의견을 취합해 준공을 내 준 것”이라며 부서별 다른 설계도면을 보유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답변을 아꼈다.

시민 A씨는 “잘못 연결된 오수관에서 나오는 물을 수질검사도 안하고 눈으로만 보고 정화돼서 나온 물이라는걸 어찌 확신하고 쉽게 내뱉는지 한심하기 짝이없다. 안성시 행정 도대체 왜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편 빗물 처리시설로 잘못 연결된 하수관과 관련해 아직까지 시 하수과와 환경과의 별도조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황귀영 기자 paradise14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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