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추석인데"…응급실 '진료 제한' 메시지 급증

홍선혜 기자 2024-09-05 09:26:56
올해 들어 의료인력 부족 등으로 전국 응급의료기관이 응급실 진료를 제한한다는 안내 메시지를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띄운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의 대규모 이탈로 인해 특정 진료 과목별로 배후 진료에 차질이 생겼고 이로 인해 응급실은 일부 환자를 상대로 진료에 한계를 느끼고 공지한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진료 제한' 메시지는 응급실 처치 뒤 후속 진료가 불가능한 것을 뜻하며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종합상황판에 표기된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은 '응급실 진료 제한 메시지 표출현황' 자료를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의대 증원 발표로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떠난 2월부터 8월 26일까지 응급실 진료 제한 메시지는 총 7만2411건으로 집계됐다.

추석 연휴 기간을 앞두고 응급실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응급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는 지난해 동기간 (5만9004건) 대비 1만3407건(22.7%)이 더 많다. 올 8월 병원들이 작년 같은 기간(6971건)에 견줘서 3639건이 늘어난 1610건의 응급실 진료 제한 메시지를 띄웠는데, 이 중에서 전문의 부재 등 의료인력 사유가 3721건(35.1%)을 차지했다.

김선민 의원은 "돌아 오는 추석을 대비해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대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전공의 대거 사직으로 응급실 운영에 일부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맞지만, 붕괴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4일 응급의료 등 비상 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정부가 현 상황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과하게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며 ”정공의 사직으로 인해 대학 병원 위기는 사실이고 교수님들도 사직했지만 후에 다른 병원으로 옮겨 일하고 계시기 때문에 전체로 봤을 때는 의료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후속 진료 가능 여부 분석 결과, 9월 3일 기준 27개 질환별 진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평균 103곳으로, 하루 전과 비교했을 때 1곳 늘었다.

이는 2월 첫째 주 평시(109곳)와 비교하면 6곳 줄어든 수치다. 전체 409곳의 응급실(권역응급의료센터 44곳, 지역응급의료센터 136곳, 지역 응급의료기관 228곳) 중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실은 405곳이다. 409곳 중 6.6%에 해당하는 27곳만 병상을 축소해 운영 중이다.

응급의료기관 병상은 모두 50925개로 전날과 동일하며, 이는 평시(6069개) 97.6%에 해당한다. 응급실을 찾는 경증 환자는 감소하는 추세다.

복지부는 전체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특별히 운영이 위험한 곳을 기존 23곳에서 25곳으로 늘려 병원마다 담당자를 지정해 직접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아울러 응급의료 역량에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더해지는 것으로 판단. 이달 4일부터 응급의학 전문의 포함된 군의관을 응급실에 파견하기 시작했다. 오는 9일 까지 250명의 군의관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3월 초에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응급환자의 전원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긴급상황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곳은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 등 4개 권역 응급환자의 전원을 지원·조정하는 지휘부 역할을 수행한다.

응급실 의료진이 긴급상황실에 환자의 전원 지원을 요청하면, 환자 중증도와 각 병원의 치료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해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적정 병원도 선정한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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