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스토리] 제약 합병으로 '통합 셀트리온' 출범 노리는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명예회장, 지난해 '소방수'로 복귀…셀트리온헬스케어합병 성공적으로 마쳐
셀트리온그룹, 셀트리온제약 합병 만지작…주주들, 체급차이 우려하며 반대 의사 표현
합병 추진 검토 위해 특별위원회 구축…"주주 설문조사 진행"
황성완 기자 2024-08-06 09:20:12
우리나라는 자원부족 국가 중 하나로 과학지식 기반의 산업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최고수준의 의료기술, 임상시험 인프라, 신약개발 R&D 역랑을 바탕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은 미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논란을 다루면서 K-바이오 기업의 경쟁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성사시킨 셀트리온그룹이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위한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나섰다.

회사는 현재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을 검토 중으로, 타당성 검토를 위해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특별위원회)'를 설립했다.

다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체급차이로 인한 시너지와, 주주들이 통합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하고 있어 무사히 합병될 수 있을지 향후 상황이 주목된다.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셀트리온의 역사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된다. 당시 외환위기를 겪은 서정진 회장과 그 동료들이 설립한 회사로, 당시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인 백스젠(VaXGen)과의 합작으로 출범했다.

2008년 주식회사 오알켐과 합병해 오늘날의 셀트리온이 탄생하게 됐다. 이후 셀트리온의 리더인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을 20년만에 바이오시밀러 분야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업적을 달성한다.

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자 코로나19 치료제와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그는 지난 2020년 65세가 될 때 은퇴한다는 공략에 따라 회장직에서 사임하고 퇴사를 결정한다. 서정진 회장은 앞서, 지난 2019년 1월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 말에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중에 지분은 아들에게 물려주겠지만 2021년부터 셀트리온그룹의 경영은 전문가의 손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약 2년만에 '소방수'로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무사히 마쳐

서 회장은 지난해 회사의 위기로 인해 약 2년 만에 '소방수'로서 경영 복귀를 결정했다. 그는 셀트리온에 복귀한 이후 돌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흡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로 본격 도약하겠다는 공략을 발표하게 된다.

회사는 이번 합병의 장점으로 '원가경쟁력 강화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와 '거래구조 단순화로 인한 투명성 강화'를 꼽았다.

이로 인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셀트리온그룹은 서 회장의 염원인 통합 셀트리온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제약과 합병 절차에 돌입했다.

제약과의 합병이 모두 마무리되면 현재 서 회장이 지분 98%를 보유한 셀트리온홀딩스가 합병 법인을 얻는 구조로 전환된다.

셀트리온제약 CI.

셀트리온제약과 합병 발표한 셀트리온그룹…주주들 반대로 합병은 미궁속으로

하지만,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최근 소액주주들은 "고평가된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은 실익이 없고 주주들의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며 "합병이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양사의 기업가치가 동등하게 평가되는 시점까지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지지한다’며 전광판 광고를 하고 ‘1일 1주 사기’ 운동까지 벌이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과 글로벌 유통으로 통합 시너지가 확실한 반면, 셀트리온제약은 케미칼 의약품의 생산과 국내 판매 등을 맡고 있어 시너지를 찾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셀트리온그룹과 셀트리온제약의 체급 차이가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는 점에 주주들은 통합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하고 있다.

서 회장 역시 이번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에서도 역시 중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그룹 CI.

셀트리온그룹, 합병 추진 검토 위해 특별위원회 구축…"타당성 검토 예정"

이로 인해 셀트리온그룹은 지난달 31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간 합병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위해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특별위원회)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양사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합병 추진 여부 검토 특별위원회를 설립하고, 각 특별위원회는 독립적이고 종합적인 대내외 평가를 통해 현 시점의 양사 합병이 타당한지 검토에 나선다.

특별위원회는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주주의견 청취 설문에서 나온 결과를 비롯해 합병을 통해 기대하는 시너지 평가, 외부 중립 기관의 평가, 자금 평가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합병의 타당성을 다각적으로 검토한 후 합병 추진 여부에 대한 최종 의견을 각 사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합병 타당성에 무게가 실리면 본격적인 합병 추진을 위한 ‘2단계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특별위원회는 양사 합병에 대해 주주들의 의견을 확인하기 위한 ‘주주 설문조사’를 먼저 진행한다. 합병 추진 여부에 대한 결정에 앞서 양사 주주의 합병 찬·반 의견을 청취해 그 결과를 최종 검토 결과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 추진 여부도 앞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때와 마찬가지로 주주가 원하는 합병이 전제인 만큼, 양사 주주의 절대적 동의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 셀트리온그룹의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성공적인 합병 이후 셀트리온제약과 합병 추진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면서 "이 과정에서 특별위원회를 통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주주인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과 셀트리온홀딩스는 중립을 지키겠다는 주주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합병 추진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가 종료된 후 다수 주주 의견에 맞춰 찬·반 의견을 낼 예정이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독립 외부기관에서 진행하는 인터뷰를 통해 양사 합병추진 여부 관련 의견을 수렴한다.
 
설문조사는 지난 6월 30일 기준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들을 대상으로 오는 12일 오후 5시까지 진행한다. 참여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양사 홈페이지에 안내되는 설문 페이지에 접속해 설문조사를 진행하면 된다.
 
설문 문항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입장 ▲합병에 찬성 또는 반대, 기권하는 가장 큰 이유 ▲합병 시 기대되는 모습 ▲합병을 위한 선결조건 등으로 구성됐다.

향후 셀트리온그룹은 예정된 절차에 따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찬성 및 반대 비율과 특별위원회의 검토 결과, 이사회 결정 사항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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