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美 대선, 트럼프-해리스 맞대결 사실상 예약

여론조사서 해리스, 2%p 차로 트럼프 추격
김성원 기자 2024-07-23 14:11:11
도널드 트럼프(좌)와 카멀라 해리스. /사진=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로 공석이 된 민주당 대선 후보자리를 사실상 꿰찼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간의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받기 위한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지지를 얻은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조만간 후보 지명을 공식적으로 수락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AP통신 자체 설문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22일 오후 민주당 대의원 가운데 최소 2214명의 지지를 얻어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매직넘버(단순 과반)인 1976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온라인 투표는 전당대회(8월19∼22일·시카고)에 앞서 내달 7일전에 이뤄질 예정이다.

애초 해리스 부통령과 경합할 것으로 점쳐졌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해리스 지지 대열에 합류하면서 민주당의 대선 레이스는 해리스 독주로 끝나는 양상이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거물급 중진들도 잇따라 해리스 지지를 선언해 바이든 대통령 재선 포기 선언 하루만에 해리스는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트럼프와 해리스의 맞대결은 성별, 인종, 세대 등 태생적으로 주어진 배경 면에서 확연히 다른 두 후보 간 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으로 100여일 남은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한 축이었던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해 불법 입국자 문제, 인플레이션 등 기존에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했던 소재들을 그대로 활용하며 '공동책임론'으로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관세 인상을 통한 보호주의 무역 강화와 화석에너지 시추 재개, 남부 국경 봉쇄, 국제 분쟁 조기 종식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때 밝힌 공약을 점차 구체화해 제시할 전망이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승복 거부 이력을 거론하며 '민주주의 수호가 걸린 대선'이라는 내러티브를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더해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 시절 보수 우위로 확고히 재편된 연방 대법원이 연방 차원에서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판결을 2022년 폐기한 사실을 거론하고 낙태 권리를 강조함으로써 여성 지지세 확대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검사 출신 이력을 십분 활용해 4건 형사 기소에다가 성추문 입막음돈 지급과 관련한 회사 기록 조작 건으로 유죄 평결까지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법 집행자' 대 '중범죄자'의 구도를 부각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추격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발표한 이후 유권자 4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2%p 차이로 따라붙었다.

바이든 대통령 사퇴 발표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양자 대결시 지지율 격차는 6%p 였는데 그 차이를 더욱 좁힌 것이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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