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유료 구독 서비스·배달료 인상...소비자 부담 가중

배달료 인상, 외식물가 부추긴다
전수인 기자 2024-07-16 17:52:17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6일 3개의 주력 배달 업체들이 배달 앱 유료 구독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면서 음식값 인상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6일 3개의 주력 배달 업체들(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이 배달 시스템으로 유료 구독 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며, 음식값 인상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쿠팡이츠는 지난 3월 26일부터 와우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시행한다고 밝혔으나 이로 인해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7890원으로 58%가량 인상시켜 소비자의 부담을 늘렸다. 다음으로 배달의 민족은 오는 8월부터 월 3990원의 유료 구독 서비스로 배달료 시스템을 전환한다고 밝혔다.

요기요도 지난해 5월 가장 먼저 유료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가격을 9900원으로 책정했으나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해 11월 4900원으로 낮췄다가 현재 2900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유료 구독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가입 음식 업체들에 한정해 묶음 배달은 무료, 단건 배달은 배달비 할인(대부분의 배달비가 1000원) 혜택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구독서비스는 락인(Lock-in) 효과로 소비자가 다른 서비스를 비교·선택하는데 제한을 주고, 해당 서비스의 멤버십 혜택 축소나 요금 인상이 있더라도 쉽게 다른 대안으로 전환하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

이 때문에 음식업체들의 수수료 부담 증가와 배달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업체들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배달의민족은 오는 8월부터 '배민1플러스' 중개 이용수수료를 3%포인트 인상해 유료 구독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는 음식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협의회 조사 결과 작년 6월대비 올해 6월의 대표메뉴 가격과 최소주문액의 변동 사항을 비교해보면 대표 메뉴의 가격 상승률보다 최소주문액 상승률이 더욱 높았다. 대표메뉴 가격은 어플리케이션(앱)별 비슷한 수준으로 변동하였으나 배달의 민족의 가게배달이 6.1% 정도로 타 배달서비스에 비해 약간 더 높았다. 
 
최소 주문액은 전년 동월 대비 배달의 민족의 알뜰배달은 20.6%의 상승률로 타 배달서비스에 비해 높았다. 반면 요기요의 가게배달 서비스는 4.1% 상승률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며 대표메뉴 가격 상승률보다 낮았다.

배달서비스는 높아진 중개 수수료와 광고료 등 각종 제반 비용상승으로 비용부담이 높아진 음식 업주들이 메뉴가격 인상 뿐만 아니라 최소 주문액을 더 높게 조정하게 만들었다. 최소 주문액의 상승은 소비자가 더욱 많은 지출을 하게 만든다.

배달의 민족측은 “이번 요금제 개편을 통해 변경된 배달 중개 수수료는 9.8%다. 하지만 경쟁사인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중개 수수료와 동일한 수준”이라며, 또한 “배달 주문의 매출액이 외식업체 총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4% 수준에 불과해 배달 앱 입점 업주의 비용 부담이 음식 가격 인상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메뉴 가격을 인상한 외식업주의 90.3%는 메뉴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식재료 비용 상승을 꼽았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해마다 인건비, 식재료비와 같은 물가 상승이 3%인것에 비해 배달 업체들이 40%까지 수수료를 올리는 경우가 있다"며, "최소 주문 비용을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가격을 올리면 수수료가 13%까지 올라간 것"이라 설명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배달앱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음식업체들과의 상생이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수인 기자 sumiley@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