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LFP 배터리' 中장막 뚫었다...르노 전기차 배터리 대규모 수주

김효정 기자 2024-07-02 09:54:24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일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르노에 한국 배터리 업체 중 처음으로 차량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LFP 배터리 분야의 국내 기술력을 인정 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르노 본사에서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기간은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으로, 약 39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약 5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배터리 셀은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해서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계약 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계약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양사 계약 사항에 따라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르노가 1일 프랑스 파리 르노 본사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르노 CTO 질 르 보르네(Gille Le Borgne) 부사장,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개발센터장 최승돈 부사장, 르노 CPO 프랑스아 프로보(Francois Provost) 부사장,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 사업부장 서원준 부사장, 르노 파워트레인·EV 엔지니어링 사업부 필립 브루네(Philippe Brunet) 전무, CSO 조셉 마리아 르카젠(Josep Maria Recasens) 전무. / 사진-=LG에너지솔루션


그동안 LFP 배터리는 중국 업체가 생산하는 저렴하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은 '싸구려 배터리'로 취급 받아왔지만, 안정적인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어 안정성이 뛰어나고 보급형 전기차 증가에 따른 수요가 늘고 있는 중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프리미엄 전기차용으로 고용량 삼원계(NCM) 배터리에 집중해 왔지만, 중저가형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LFP 배터리 수요에 따른 투트랙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LFP 배터리는 테슬라,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 역시 채택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도 LFP배터리 개발을 시작해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셀투팩 이미지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르노향 LFP 배터리는 파우치형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TP) 공정 설루션을 적용해 제품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셀투팩 기술은 모듈 공정을 거치지 않고 배터리 팩을 조립하는 첨단 팩 디자인 기술이다. 기존의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배터리 셀을 조립해 무게를 줄이고 모듈 공간만큼 더 많은 셀을 탑재해 같은 공간 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파우치 CTP는 각형 CTP에 비해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약 5% 수준으로 높게 설계할 수 있어 고객별 차량에 따라 전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 배터리 분야에서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등 프리미엄 제품부터 고전압 미드니켈(Mid-Ni) NCM, LFP 배터리 등 중저가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유럽의 가장 오래된 고객사인 르노와의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만의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또 한 번 인정받았다"며 "치열한 격전지인 유럽 공략을 필두로 글로벌 LFP 배터리 수주를 본격화하고 검증된 현지 공급능력, 독보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최고 수준의 고객가치를 지속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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