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 그룹 위기 돌파 해외서 답을 찾다

이 회장, 2주간 미국 출장…30건 빡빡한 일정 소화
최 회장, 이혼소송 악재에도 흔들림 없는 경영행보
신종모 기자 2024-06-09 17:34:4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가 글로벌 현지 경영에 나섰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뉴욕과 워싱턴DC 등 동부는 물론 서부의 실리콘밸리까지 총 2주간의 출장 기간 약 30건의 일정을 소화한다. 최태원 회장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TSMC와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사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 美 의회·정부 미팅 등 30건 일정 소화

이 회장은 출장 기간 삼성의 미래 사업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미국의 주요 IT·AI·반도체·통신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정관계 인사들과 릴레이 미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회장의 이번 글로벌 행보는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는 물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 회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버라이즌(Verizon) CEO와 만나 차세대 통신분야 및 갤럭시 신제품 판매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5대 매출처이자 글로벌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의 협력을 강화해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다. 두 회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 등에 걸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초격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피터 베닝크 ASML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IT 기업 CEO들과 연이어 만나 미래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AI 시장 확대로 급성장 중인 고댁역폭 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건 상태”라며 “이 회장은 이번 글로벌 빅테크 기업 CEO와의 교류를 통해 HBM 주도권 탈환은 물론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6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을 만나 AI 및 반도체 분야 협업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SK그룹


최 회장, 대만서 웨이저자 TSMC 회장 만나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악재에도 흔들림 없는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하고 그룹 경영과 국가경제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TSMC 웨이저자 회장 등 대만 IT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AI 및 반도체 분야 협업 방안 등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인류에 도움 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메시지를 전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을 강화하는데 뜻을 모았다.

SK하이닉스는 HBM4(6세대 HBM)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4월 TSMC와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그동안 AI 및 반도체 분야 글로벌 협력을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AI 및 반도체 분야에서 고객들의 광범위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글로벌 협력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최근 행보는 한국 AI/반도체 산업과 SK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기업인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SK하이닉스와 기술협력 방안(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 및 차세대 EUV 개발)을 끌어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나 양사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최근 이혼 소송 판결 이후 경영권 약화를 우려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더욱 매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지난 71년간 쌓아온 SK그룹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 온 것을 훼손하지 않게 하기 위해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