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달아난 뒤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가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와 본부장 전모씨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신 부장판사는 김씨가 사고 후 직접 소속사 막내 직원 A(22)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허위 음주 운전 자수를 종용한 사실을 두고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적용해 지난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대표는 사고 뒤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씨는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로 각각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사고 3시간여 뒤 김씨 매니저가 '내가 사고를 냈다'며 허위 자백을 하고 김씨는 사고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 김씨와 소속사가 '운전자 바꿔치기' 등 조직적으로 사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커졌다.
특히 폐쇄회로(CC)TV 영상과 술자리 동석자 발언 등 잇단 음주 정황에도 김씨는 음주를 부인하다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입장을 바꿔 혐의를 시인했다.
김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도 "소폭 1∼2잔, 소주 3∼4잔을 마셨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그가 당일 소주 3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23~24일 예정된 자신의 콘서트를 소화하기 위해 영장실질심사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정장 차림의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58분께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김씨는 '소주를 3병 마셨다는 유흥주점 직원 진술이 있는데 거짓말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 오늘 있을 심문 잘 받겠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답하며 법정으로 들어갔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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