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와 소속사 대표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신병확보에 나섰다. 이들이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음주 뺑소니 후 경기도의 한 호텔로 도피해 혈중알콜농도 수치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음주운전 대신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일단 적용했다. 그러나 경찰은 음주 뺑소니 사건 당일 김씨가 만취한 상태로 운전했다는 증거는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식당에서 '소폭'(소주를 섞은 폭탄주) 1∼2잔을 마시고 유흥주점에서는 소주 3∼4잔만 마셨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가 조사과정에서 술의 종류와 양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이야기 한 점을 들어,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공연을 앞두고 있어 양주는 마시는 척만 하며 입에만 살짝 댔고, 소주도 남은 소주가 병의 상표 스티커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만 마셨다"며 '만취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계산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이 역시 조사해 (추후)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에 대해서는 범인도피교사 혐의, 본부장 전모씨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등 혐의를 적용해 함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씨는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본인이 삼켜 먹었다고 진술했다. 음주 뺑소니 당일 김씨가 이용했던 차량 3대 모두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사라졌다.
김호중, 구속영장 신청에도 예정된 공연 강행
김씨는 오는 23∼24일로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김호중 측 관계자는 23일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공연 제작사 측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구속영장 신청에도 현재로서는 콘서트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전날 취재진을 피해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김씨는 약 3시간의 조사가 끝난 뒤에도 '취재진 앞에 설 수 없다'며 6시간을 버티다 출석 9시간 만인 오후 10시 40분께 경찰서에서 나왔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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