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생보 교집합 ‘제3‧장기보험’…삼성화재‧생명엔 연합전선?

삼성생명, 올해 1~4월 중 건강‧일배책 성격 보험 4개 출시
삼성화재 RC, 삼성생명 보험상품 판매 비중 확대 움직임
홍원학 삼성화재→삼성생명, 이문화 삼성생명→삼성화재 이동
신수정 기자 2024-04-18 17:53:57
삼성화재(위쪽)와 삼성생명 사옥. /사진=각 사

“삼성부터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의 상품 경계를 없애고 있는걸요. 손‧생보 경계가 모호해지는 움직임이 더욱 짙어질 겁니다.” (삼성화재 전속 보험설계사)

최근 제3보험, 장기보험 등 손보사와 생보사 간 취급 상품‧서비스의 경계가 모호해진 가운데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이를 주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업계는 각개전투를 벌이는 손‧생보사들 사이에서 양사가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를 맞바꾼 양사가 경계를 허무는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기존 손해보험사 취급 비중이 높은 건강보험 등 제3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삼성화재는 전속 보험설계사(RC)들이 삼성생명 장기보험 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은 올해 신계약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상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비중을 기존 60:40에서 40:60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올들어 ‘다(多) 모은 건강보험 S1’, ‘삼성 생애보장보험’, ‘다(多) 모은 건강보험 S2’ ‘삼성 굿데이 일상생활플랜보험’ 등 건강보험과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일배책) 성격의 상품을 출시했다. 

삼성화재 소속 RC들은 높은 환급률로 입소문 난 단기납 종신보험이나 경영인 정기보험 등 삼성생명의 장기보험 상품 판매 비중을 높여왔다. 한 삼성화재 RC는 “이전보다 삼성생명 상품들의 판매를 늘리고 있다”며 “주변 설계사들도 생명 쪽 상품 가입 권유를 늘리는 추세고, 고객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는 저출산‧고령화‧경기침체 등으로 장기 저성장이 예견되는 보험업계 업황을 타개하기 위한 삼성 보험계열사 간 연합전선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종신보험 수요 감소에 따른 판매 부진을 건강보험 등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타개하고, 삼성화재는 교차판매를 활용해 실적 증대를 견인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간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생보사의 영역을 넘나드는 두 대표는 언제든 각자 경험한 노하우를 녹인 영업전략을 시도해볼 수 있는 환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1일 인사에서 홍원학 전 삼성화재 대표를 삼성생명 대표로, 이문화 전 삼성생명 부사장(전략영업본부장)은 삼성화재 대표로 이동시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보험 계열사들이 판매 및 마케팅 등 영업적 전략에 따라 유기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며 “지금처럼 손‧생보 영역이 겹치는 제3지대 경쟁이 치열할 때 손‧생보를 두루 경험한 대표를 둔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큰 무기를 손에 든 셈”이라고 평가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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