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184.3만대…현대차그룹 4.9%역성장

中BYD 8.5%역성장에도 글로벌 1위 자리 유지…2위는 모델 Y효과 테슬라
박재훈 기자 2024-04-09 11:08:10
글로벌적인 전기차 둔화세로 인해 시장이 주춤하지만 지난 1~2월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4% 성장했다. 일부 브랜드들은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중국의 BYD는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1위를 유지했다. 미국의 테슬라는 국내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델Y의 판매 호조로 2위를 기록했다. 각 브랜드들은 중저가형 모델로 선택폭을 늘리면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의 현대차그룹의 경우 일부 모델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4.9% 역성장하면서 글로벌 8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월별 추이 그래프. /사진=SNE리서치


9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2월 동안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총 대수는 약 184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4.4% 상승했다.

올해 1~2월 주요 그룹별 전기차 판매 대수를 살펴보면 중국 전기차업체 BYD는 전년 동기 대비 8.5% 역성장했음에도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BYD는 Seagull, 돌핀과 같은 경형 전기차 판매량이 주효해 2024년에도 선두를 유지했다. BYD는 경형 전기차뿐만 아니라 송(Song), 유안 플러스와 같은 다양한 세그먼트와 덴자, 양왕과 같은 서브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 선택 폭을 늘리면서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미국의 테슬라는 주력 차종인 모델Y의 판매량이 상승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5%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2위에 올랐다. 순수 전기차(BEV) 판매량만을 비교하면 테슬라 24만2000대, BYD 15만6000대로 테슬라가 크게 앞선다.

3위는 중국의 지리자동차그룹(이하, 지리)이다. 지리는 BYD와 마찬가지로 경형 전기차 판다 MINI가 1만6000대 이상 판매되며 호조를 나타냈다. 볼보 자동차의 모기업인 지리 그룹은 이외에도 갤럭시, 지커, 링크&코와 같은 서브 브랜드를 론칭하며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중고급형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브랜드별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사진=SNE리서치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년 동기 대비 4.9% 역성장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6, EV6의 판매량이 부진했으나 신형 코나 일렉트릭(SX2 EV)과 EV9의 글로벌 판매 확대를 비롯해 스포티지와 투싼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해외 판매량은 되려 증가했다.

현대자동차는 전반적인 상품성이 개선된 '더 뉴 아이오닉5'를 비롯해 2024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6 블랙 에디션을 함께 출시해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30년까지 전기차에 24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상위3위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기아도 EV9의 해외 판매 본격화와 EV3부터 EV5로 이어지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ㆍ소형 전기차 판매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 리더십을 굳건히 하고 판매 물량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강화를 도모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55.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 2월 춘절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보조금 중단 이슈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했던 작년 초와 달리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경형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서브 브랜드 출시로 인한 소비자 선택폭 확대, NEV 의무생산 강화로 점차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연간 누적 지역별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사진=SNE리서치


유럽은 20.2%의 시장점유율 기록하며 친환경차들이 비슷한 성장세를 꾸준히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BEV 중심의 성장을 보이던 유럽에서 BEV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일과 이탈리아를 필두로 유럽연합(EU)이 만든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법안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고, 기존 유로6 수준의 완화된 유로7 규제가 합의되며 유럽지역 내에서의 전기차 속도조절론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미 지역은 테슬라와 지프의 PHEV 라인업의 판매량에 힘입어 성장세를 나타냈다. 한편,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정책으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을 위해 배기가스 규제 강화 계획을 수정 검토하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비난하며 내연기관차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SNE리서치는 "전세계적인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전환 속도조절론’이 급부상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 또한 전기차 투자 계획과 전동화 전략을 연기하거나 감축하고 있다"며 "전기차 전환에 대한 방향이 아닌 속도 문제인 현황에서 얼리어답터 수요층을 넘어 보편적인 영역으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가 향후 몇 년간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전세계적인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전환 속도조절론’이 급부상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 또한 전기차 투자 계획과 전동화 전략을 연기하거나 감축 중"이라면서도 "전기차 전환에 대한 방향이 아닌 속도 문제인 현황에서 얼리어답터 수요층을 넘어 보편적인 영역으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가 향후 몇 년간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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