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바이스 AI 적용·HBM 시장 주도권’ 사업전략 구체화
2024-03-20
국내외 메모리 반도체 업계를 주도하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엔비디아와 협력하게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행사장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HBM3E에 친필 사인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5세대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E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HBM3E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서 천군만마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가 지난 21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행사장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HBM3E에 친필 사인을 남겼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 총괄 부사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 CEO의 친필 싸인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적혀있다.
앞서 황 CEO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전 세계 미디어와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HBM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황 CEO는 “아직 삼성의 HBM을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다”라며 “현재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상반기 중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36GB(기가바이트) HBM3E(5세대 HBM) 12H(High·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4Gb(기가비트) D램 칩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H를 구현했다.
HBM3E 12H는 초당 최대 1280GB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를 제공해 성능과 용량 모두 전작인 HBM3(4세대 HBM) 8H(8단 적층) 대비 5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HBM3 비중이 지속해서 증가해 올해 상반기 내 HBM 전체 판매 물량의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황 CEO의 ‘승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는 알 수 없다”며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테스트에 통과했기보다는 HBM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HBM3에 이어 현존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역시 가장 먼저 고객에 공급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HBM3E 양산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지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HBM 시장 경쟁력 강화 총력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전날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HBM 시장 주도 등 강건한 사업 경쟁력 확보 계획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달러(약 842조75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DS부문의 매출도 지난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계현 사장은 “메모리는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활용한 128GB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 적층 HBM 선행을 통해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을 계획”이라며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과 같은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 및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다시 주춤하고 있다.
22일 오전 10시 26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800원(1.13%) 하락한 7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애초 8만전자의 기대감이 돌았지만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7만9600원에서 거래를 시작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하며 다시 7만8000원대로 내려섰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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