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시세 조종·내부 폭로전' 입 연다...11일 임직원들과 소통

11일 오후 2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5층서 임직원과 간담회 실시
'내부 비리 폭로·노사 갈등' 등 내홍 깊어지자 직접 해명
노조 측 "노조활동 시 사전협의 요구…침묵하라는 내용에 실망"
황성완 기자 2023-12-07 10:20:12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내부 폭로전'으로 인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이에 김범수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직접 나서 임직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김범수 카카오 위원장, 11일 오후 2시 본사 5층서 임직원들과 간담회 개최

7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5층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회사의 쇄신 방향 등에 논의할 계획이다. 간담회는 모든 임직원에게 개방된 형태로, 카카오 본사 소속이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경영쇄신위원장으로서 직접 쇄신의 방향성을 크루(임직원)들과 논의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

김 위원장이 임직원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은 지난 2월 말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그가 직접 소통에 나서는 것은 'SM 시세 조종, 내부 폭로전' 등 최근 지속되고 있는 카카오의 악재를 해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카카오의 SM 주가조작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지난 달 김 위원장에 대핸 강제 수사를 진행한 바 있으며, 조만간 김 위원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독과점 문제 비판 등 각종 악재가 이어졌다.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 총괄이 자신의 SNS에 게시한 게시글. /사진=페이스북 캡쳐

'내부 폭로' 김정호 총괄, 스스로 사측 징계 요청…SNS 비공개 전환

이후,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을 맡고 있는 김정호 위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거진 욕설 논란에 해명하다, 첫 부임한 후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폭로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김 총괄은 카카오 내부 경영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임원회의 중 폭언 논란에 관해 설명하며, 700억~800억원 규모의 제주도 프로젝트 공사업체를 결재·합의도 없이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주장한 임원과 10분 정도 언쟁을 했지만, 아무 말도 안 하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주장했다.

김 총괄은 지난달 29일에는 페이스북 글에서 그룹 내 특정 부서의 경우 한 달에 12번이나 골프를 치고 있었으며 '카카오가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카카오는 내부 진실공방전 등 분쟁을 겪었다. 그러다 홍은택 카카오 총괄 대표가 지난달 30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골프장 법인 회원권 매각과 대외협력비(법인 카드) 문제 개선안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김 총괄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이자 공개 발언을 자제했다. 김 총괄이 문제 제기한 부동산 개발 총괄 부서인 자산개발실의 부사장은 조사가 시작됨에 따라 직무가 정지됐으며 배재현 부사장 구속 뒤 자산개발실을 관할해온 김 총괄의 직무도 정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4일 김정호 총괄이 스스로 내부 폭로에 대해 사측에 징계를 요청하고, 공식 사과하면서 폭로전은 일단락된 상태다. 김 총괄은 지난 5일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다.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유니언'이 지난 4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아지트에서 인적 쇄신과 크루(직원)의 경영쇄신 참여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악재, 노사 갈등으로 격화…"조합활동 사전협의 등 제동에 반발"

카카오 노동조합은 카카오가 단체협약을 근거로 오프라인 시위와 온라인 전산망 활동에 대한 사전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을 두고 반발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모든 노조활동에 대해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는 회사의 요구는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공문에는 노조가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카카오 온라인 사내게시판(아지트)에 회사 비판 취지의 게시물을 게시하고 피켓 시위를 진행해, 모든 온·오프라인 형태의 시설과 장비, 장소에 대해 사측과 사전 협의 없이 이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노조가 오프라인 조합활동이나 온라인 게시물을 발행할 때는 반드시 회사와 사전협의하라는 내용도 공문에 포함돼있다고 노조는 전했다.

2018년 노조 설립 이후 지금까지 피켓시위 등 조합활동에 대해 회사 측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실제 카카오 단체협약에는 회사 전산망을 통해 전체 직원을 수신인으로 할 경우에만 사전에 협의한다고 돼 있어 이번 경우에 적용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승욱 노조위원장은 "지난 5년간 조합 활동을 하면서 조합원 게시판에 수많은 글을 남겼지만, 게시 글에 대한 제한 요청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지속적으로 카카오 아지트에서 다양한 형태의 홍보활동과 피켓시위를 진행했음에도 큰 마찰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4일 비상 경영회의 시간에 맞춰 피켓시위를 진행하자마자 홍은택 대표이사 명의로 발송된 첫 공식 답변이 침묵하라는 내용이라니 실망스럽다"며 "대화와 협의 없이 만들어진 셀프쇄신안이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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