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게 터졌다"...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 총괄, 내부 비리 폭로

김정호 위원, 임원 회의서 "이런 개XX"라고 큰 소리로 욕설
SNS 통해 항변..."카카오 내부 문제점 지적하다 나온 실수"
"20억원 초고가 골프장 회원권 보유한 경우도 지적"
황성완 기자 2023-11-29 09:53:26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이 지난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카카오 내부 사정에 대한 공개 폭로전에 나섰다. 

이번 폭로전은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 총괄이 욕설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 해명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카카오 측근에 편중된 보상, 특정부서 임원과 직원들간 복지격차, 데이터센터 건립업체 선정과정의 불투명성 등 내부 문제까지 제기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로고

김정호 총괄, 700~800억원대 공사 업체 선정에 묵묵 무답하던 임원진에 욕설...분노 표출

29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호 총괄은 지난 28일 오후 4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첫 부임한 후 그동안 있었던 일을 폭로했다.

김 총괄은 전날 SNS에서 "제가 내년 1월에 시작될 제주도 프로젝트에 금년 12월에 완공되는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그 팀은 제주도에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한 명의 임원이 주장한다. 업체를 어떻게 정했냐니까 그냥 원래 정해져있었다고 한다. 결재나 합의를 받았냐니까 그건 없고 그냥 원래 정해져있었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한다"고 적었다.

김 총괄은 이어 "거의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되었고 아무말도 안 하고 있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 어떻게 700~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개XX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내가 지금 내가 아는 다른 업체를 쓰라는 것인가, 회사에서 이미 고용을 하고 있는 팀을 쓰라는 거잖나,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서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일갈했다.

이어 그는 "조금 후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XX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다.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 총괄은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그걸 따라야 한다. 그러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 조치를 할 수도 없다"고 매듭지었다.

김 총괄의 폭로전은 지난 22일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개XX"라는 욕설을 했다는 머니투데이의 '단독' 보도로 인해 시작됐다. 보도가 나간 이후 김 이사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항변에 나섰다. 이후 김사장은 꾸준히 SNS에 게시글을 업데이트 중이다.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 총괄이 자신의 SNS에 게시한 게시글. /사진=페이스북 캡쳐

김 총괄 "20억원 초고가 골프장 회원권 보유한 경우도 있어" 

김 총괄은 지난 9월 중순 카카오에 합류해 첫 출근한 후 그가 파악한 카카오 내부 경영 문제점들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 부서 실장급의 연봉이 그보다 경력이 더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 회원권을 가진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계열사 골프 회원권 현황을 보고하라는데 (담당자가) 계속 미적댔고 호통을 치고 계속 요구하는데 결국 한 달 가까이 되어서야 보고를 했다"며 "일단 해당 관리부서장의 초고가 골프 회원권부터 반납을 지시했고 전체에 대해 조정과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문제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도 추진 중이다. 김 총괄은 "평가와 보상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는데 성과급의 가시성 확보, 상후하박(윗사람에게 후하고 아랫사람에게는 박함) 구조 개편 등 12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시작해서 내년도 제도를 마련하려고 한다"며 "법인카드는 모두 클린카드로 변경해서 12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올 9월 카카오 재무그룹장(CFO)을 맡았던 임원이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가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또한 그는 #밤길조심, #조광조라는 해시태그를 남기며 글을 이어갔다.

앞서, 김 총괄은 지난 9월 카카오의 '컨트롤타워' 격인 CA협의체에 합류했다. 최근 외부 감시기구로 출범한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유일한 사내 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계열사 경영진 인사와 사내 결재 체계 등을 개편하는 작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카카오 측 별다른 공식 입장 내고 있지 않아..."구체적 사실 관계 파악 중"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긴급 기자회견이 개최될 것이라는 의견도 오갔지만 카카오는 김 총괄의 게시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고 있지 않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 22일 내부 회의 중 김 총괄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5차례나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했으며, 준법과 신뢰위원회 관계사 협약을 구체화한 내용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했으며, 카카오 공동체의 인사, 재무, 법무 등 내부 경영 프로세스를 점검해 책임을 명확히 하는 구조로 강화하기로 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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