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이른 새벽부터 비상 경영회의 소집

카카오 주요 계열사 대표 20명 참가..."준법과신뢰위원회 설립 방안 논의"
황성완 기자 2023-11-06 15:28:30
SM 시세조종 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은 카카오의 수장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이른 아침부터 홍은택 대표를 포함한 고위직들을 불러 모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새벽 판교 본사에서 2차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 대표 2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주 설립 계획을 밝힌 외부 준법 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 설립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카카오는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준법과신뢰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 3일 초대 위원장에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지난 10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재 전 계열사 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 사회적 논란이나 사법 리스크에 부딪힐 위험이 있을 경우 사업을 접거나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액션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4월을 기점으로 카카오 주요 계열사의 대표 임기가 연이어 만료되는 상황에서 카카오 내·외부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확인된 경영진을 전면 갈아치우겠다는 게 김 센터장 의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회의에 앞서 김 센터장은 각 계열사에 최근 사태와 관련한 대응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센터장은 지난 3일 "나부터 준법과신뢰위원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선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수료 체계 개편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검찰(특사경)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을 지난달 26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2월 카카오와 SM엔터 인수 경쟁을 벌였던 하이브 측이 공개 매수 기간 카카오가 비정상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그 과정에서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4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SM엔터 사옥을 압수수색했고 지난 8월에는 창업주인 김범수 센터장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배재현 카카오투자총괄대표가 지난달 19일 구속됐고, 이어 21일에는 김범수 센터장이 금감원에 출석해 16시간 가까이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금감원 특사경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법인에 대해서도 기소 의견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카카오모빌리티를 강하게 비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 회사의 택시 시스템에 대해 "부도덕하다"고 강하게 질타한 직후 이른 시일 안에 주요 택시 단체 등과 일정을 조율해 전면적 수수료 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카카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도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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