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美에 "중국 내 반도체 생산 확장해 달라"...반도체법 가드레일 규정 완화 요청
2023-05-24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전쟁으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뻔' 했던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9일 대통령실은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 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이번 미국 정부의 결정은 우리 반도체 기업의 최대 통상 현안이 일단락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최 수석은 "미국 정부는 최근 수출통제 당국과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경제안보대화 채널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공장을 미 수출관리 규정에 따른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해 앞으로 별도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하겠다는 최종 결정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VEU는 사전에 승인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방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징이 VEU에 포함되면서 미국의 수출통제 적용이 사실상 무기한 유예된 것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7일 미국 기업이 중국 반도체 생산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서는 1년간 미 정부에 건별 허가를 신청하지 않고도 장비 수입을 허용하도록 예외를 뒀다.
그리고 우리나라 정부는 이달 유예 기간 만료를 앞두고 미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최 수석은 "이번 결정은 우리 반도체 기업의 최대 통상 현안이 일단락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굳건해진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대응한 결과"라며 강화된 한미동맹의 성과물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최 수석은 대중(對中) 수출통제 조치 및 미 반도체법 가드레일 규정이 지난달 말 발표된 점을 들면서 한국 반도체 관련 투자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됐다고 자평했다.
대통령실 "IRA 시행 이후에도 韓 전기차 이상무"
또한 최 수석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에도 미국 시장에서 한국 친환경차(전기차) 판매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수석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친환경차 판매는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세간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IRA 시행으로 한국 친환경차가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해 판매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미국 내 우리 기업의 친환경차 판매는 역대 최고치인 1만4000대를 기록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10.9%까지 증가해 업계 2위를 달성했다.
최 수석은 "실제 IRA 시행 직후 3개월간은 우리 친환경차 판매가 감소세를 보였다"면서도 "정부는 미측에 우리 업계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한편, 렌트와 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는 북미 조립과 배터리 요건에 관계 없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관철했고 이후 친환경차 판매는 역대 최고 수준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수석은 2024년 하반기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차량 양산이 시작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미 정부 보조금을 수령하기 위한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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