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첫 제재…삼성전자·SK하이닉스 타격 ‘미미’

미중 갈등 심화…중국, 미국 반도체 기업 제재 ‘맞불’
업계 “국내 반도체 기업 당장 피해 없을 것”
신종모 기자 2023-05-22 16:05:05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반도체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가운데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구매를 금지하고 나섰다. 중국이 외국 반도체 회사에 대해 제재한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중국의 이번 조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중요 정보 인프라 운영자에 대해 이 회사 제품 구매를 중지토록 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제재 발표가 미국이 주도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다음날 공개되면서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한 ‘맞불’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CAC는 이번 제재와 관련해 “인터넷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법률에 따라 중요한 정보 시설 운영자는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국가의 중요한 기초정보시설의 안전을 해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CAC는 지난달 31일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 제품에 대한 사이버 안보 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지난 2019년 5월 행정명령으로 중국 통신장비 대기업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수출통제명단’에 올렸다.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미국은 이외에도 지난 1월 일본, 네덜란드 등에 반도체 장비 대중국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것을 독려했다. 이에 양국은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는 국내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이번 미국 반도체 기업 제재 조치는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공급망에서 배제)이 미국 기업들에 부정적 영향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경고의 차원”이라며 “마이크론뿐만 아니라 중국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퀄컴, 브로드컴, 인텔 등의 미국 기업들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경우 이들 기업에 끼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 많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해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