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2분기 순이익 1조2383억원…전년比 4.6% ↓
2023-07-27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금융당국을 등에 업고 글로벌 수주를 위한 광폭 행보를 잇고 있다. 진 회장은 올 3월말 첫 취임 이후 반년간 네덜란드‧프랑스‧런던 유럽 3개국과 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일본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 4개국을 돌며 동분서주 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회장은 취임 직후 지금까지 글로벌 투자 유치 최전선에 섰다. 올 4월 취임 직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IR) 출장지로 찾았던 일본은 이번 주 재방문했다. 지난 5월에는 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를, 6월에는 네덜란드‧프랑스‧영국을 찾아 현지 투자자들과 만났다.특히 해외 출장길에 금융당국 수장들과 동행해 눈길을 끈다. 진 회장은 5월 싱가포르 IR과 9월 런던 IR 두 차례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해외 순방을 함께 했다. 또 이달 2일부터 시작된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일본 출장길에도 동참해 금융당국이 품은 ‘K-금융’ 세일즈의 뜻을 도모했다.
금융당국과 함께하는 민관 공동 투자설명회는 한국 정부와의 협력을 기대하는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와 관련 우상현 신한은행 런던지점 본부장은 “런던 IR에 이복현 금감원장과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다고 하자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큰 호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진 회장의 해외 세일즈에선 유럽‧아태지역에 제각기 다른 맞춤형 전략을 구사한 점도 돋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은 유럽지역에서 ‘ESG 금융’ 리딩그룹으로 포지셔닝을, 아태지역에서는 일본 금융권에 능통한 진 회장의 경험과 이력을 살려 한‧일 양국 금융업권의 가교 역할에 앞장서는 방식을 취했다.
한국과 접점을 찾기 힘든 유럽 시장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금융’을 앞세운 방식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주도한 미국‧유럽 ‘이너서클(핵심집단)’에 들어가 개척하겠단 계획이다. 실제 싱가포르 IR 이후 신한금융그룹은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 산하기관인 국제금융공사(IFC)와 글로벌 ESG 분야 협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최근 가까워지기 시작한 일본과는 현지 금융업에 능하고 관계가 짙은 진 회장이 직접 가교 역할을 맡아 양국 금융업권의 교류를 늘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진 회장은 지난 2008년 오사카지점장을 거쳐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법인 SBJ은행 설립에 참여, 이후 법인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 금융권에서 ‘일본통’으로 꼽힌다.
이날 일본 미나토구 산업진흥센터에선 신한벤처투자와 일본 글로벌브레인(GB)가 공동 출자하는 스타트업 전용 펀드 ‘신한-GB 퓨처플로우(FutureFlow) 펀드’가 출범한다. 이는 그간 국내 자금으로 일본 스타트업에 일방향 투자한 펀드와 달리 양국 투자가 가능한 펀드의 첫 등장이라 의미가 깊다는 게 신한금융그룹 설명이다.
이 한일 공동 벤처펀드는 31억 5000만엔(약 285억원) 규모로 시작해 내년 10월 50억엔(452억원) 규모까지 몸집을 키워갈 계획이다. 출범식에는 진 회장을 비롯해 김주현 금융위원장, 토미야 세이이치로 SBJ은행(신한은행 일본법인) 대표 등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고 전해졌다.
앞서 진 회장은 4월 일본에 첫 방문했을 당시에도 미즈호, SMBC, 일본은행(BOJ), 노무라증권, 다이와증권 관계자들과 다양한 부문 협력 방안과 양국 무역 정상화 지원책 등을 모색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일본과의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면서 민간 차원에서도 움직여야 하는 니즈가 있었다”라며 “일본 금융권 업력이 길었던 진 회장이 제일 잘하는 분야다 보니 정부 시책에 발맞춰 유의미한 여러 시도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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