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불법파업 트라우마?…조선 3사 노사, 임금협상 급물살

삼성중공업·한화오션 이어 HD현대중공업까지 임금협상 타결
사측, 노조 요구 최대한 수용…“노사상생 정신 발휘”
일각 “노조, 불법파업으로 득보다 실 커”
신종모 기자 2023-09-18 10:44:34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지난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불법파업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우려해서인지, 조선업계가 올해 임금협상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앞서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노사는 일찌감치 임금협상을 마무리했고 HD현대중공업도 최근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일각에서는 조선 3사 노조는 지난해 대규모 파업으로 많은 성과를 이뤘기 때문에 임금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5일 울산 본사 조선경영관에서 '2023년 임금협상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이후 가장 빠른 기간이다. 

현대미포조선의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앞서 노사는 지난 5일 기본급 12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격려금 450만원 지급(상품권 50만원 포함)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 합의안은 지난 7일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8.52%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그동안 교섭 마무리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16일 상견례 이후 약 4개월 만에 임금협상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애초 연내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013년 교섭을 그해 7월에 타결한 이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해 연말이 되거나 해를 넘겼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조선업 호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노사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뜻을 함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노사 분규없이 임금협상을 일단락 지었다. 이들 노사는 현재의 어려운 경영 환경을 공감하고 늘어나는 일감과 지연된 생산공정을 조기에 만회하기 위해 서로 한발씩 양보해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사측 관계자는 “노사상생의 정신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순조롭게 타결했다”며 “향후에도 노사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전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조선 3사 모두 올해 임협을 마무리했다. 한화오션 노사 기본급 11만1223원 인상, 근속수당 구간별 5000원 인상, 자기개발비 매월 환산 3시간 인상 지급, 격려금 30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삼성중공업은 기본급 12만6436원 인상, 격려금 200만원 및 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이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조합원이 지난 7월 6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선박 건조시설 1 도크 내 건조 중인 30만t급 초대형 원유 운반선에서 농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선 3사 노사, 올해 조기 임금협상 급 타결 이유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는 지난해 6월 2일부터 불법파업을 자행했다. 18일부터는 옥포조선소 내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 등 사상초유의 불법파업을 자행했다.

하청지회의의 불법파업으로 지난해 6월에만 28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하루 손실은 매출감소 260억원, 고정비 손실 60억원 등을 합해 총 320억원에 달했다. 총 51일간 이어졌던 하청노조의 무리한 파업으로 인해 한화오션은 7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또한 지역경제 및 협력업체, 조선업의 대외신인도 하락 등 천문학적인 경제적 피해도 초래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정부가 하청지회의 불법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사회 혼란이 가중되자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 엄포하면서 한화오션의 불법파업이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노조가 원하는 것으로 거의 이룬 상태에서 파업을 지속해서 이어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파업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번 조선 3사 노사의 조기 임금협상과 관련해서는 “현재 조선업계 호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명분없이 무리하게 불법파업을 자행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또한 애초 예상과 달리 사측이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 노사 임금협상 합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 3사 노사가 임금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한 만큼 연내까지 우려할 만한 불법파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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