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세력과 손잡은 고려아연…영풍으로부터 독립 가시화

현대차그룹·한화그룹, 유상증자로 고려아연 지분 각 5% 확보
고려아연, 세계 유일 초기술력 바탕 독립 경영체제 가능
영풍, 캐시카우 고려아연 독립 원천 봉쇄
신종모 기자 2023-09-13 10:52:20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고려아연이 모회사인 영풍그룹과의 지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계기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최씨 일가)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정씨 일가) 간 경영권 다툼이 격화된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우호세력인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등과 손잡고 홀로서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고려아연은 영풍으로부터 완전 독립을 위해 지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5272억원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5%(104만5430주)를 확보했다. 이에 현대차는 지분율 5%로 영풍(24.8%), 국민연금(8.06%), 한화그룹 3사(7.68%)에 이어 고려아연의 4번째 주주로 올라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6월 14일 ‘KOREA H2 Business Summit’ 2차 총회에 참석했다.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현대차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영풍 장씨가 지분은 31.26%로 줄었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 지분도 27.41%로 줄었으나 현대차 지분(5%)을 합하면 최 회장이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도 한화임팩트의 미국 계열사 한화H2를 통해 총 4717억원을 투자해 고려아연 지분 5%를 확보했다. 한화H2가 고려아연이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한 신주 99만 3158주를 주당 47만 5000원에 매입했다.

고려아연은 현대차, 한화 등 우호세력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체 지분의 33.3%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에도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려아연은 고려아연 및 우호지분, 영풍 및 관계지분, 소액주주가 각각 대략 3분의 1씩을 차지하고 있는 지분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에 따라 지분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고려아연은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등 소액주주의 마음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풍입장에서는 그룹 매출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고려아연의 독립을 원치 않고 있다. 반면 고려아연은 비철 시장에서 압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독립 회사 체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했다. 이후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을, 장씨 일가가 전자 계열사는 맡아 경영해 왔다. 하지만 최 회장 취임 이후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사의 대립은 극에 달한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에 따르면 계열분리시 특수관계인의 주식보유 비중을 상호 3% 미만(상장사 기준)으로 낮추고 겸임 임원이나 채무관계 등도 정리해애 하기 때문에 양 일가의 합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영풍에서 고려아연의 독립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당장의 분리를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영풍 독립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고려아연은 영풍으로부터 최대한 빨리 독립하기 위해 지분 확보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현대차그룹과 핵심 배터리 원재료 확보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포괄하는 사업제휴를 맺고 핵심 원재료 공급망 확보, 배터리 중간재 공급, 미래사업협력 등의 사업을 제휴하기로 했다. 

양사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충족하는 핵심소재원료 확보를 위한 공동 광산투자 및 개발 프로젝트 추진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전략소재인 니켈 공급망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폐배터리 재활용 협력 등 사업 기회 검토 및 필요 기술 공동개발 등 미래사업 확장에도 함께 협력할 예정이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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