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억달러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미래성장동력 확보 가속
2023-08-03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재계가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역량 있는 스타트업 발굴·육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LG그룹, GS그룹 등은 대대적인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초격차 기술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외부 스타트업 500여개 육성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스타트업과 청년창업가들의 성장 지원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외부 스타트업 500여개사를 육성했다.
삼성전자는 창의적 아이디어의 ‘발굴-구현-사업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혁신을 만들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C랩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지난 2012년 12월부터 도입했다. 지난 2015년부터 우수 사내벤처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분사하는 ‘스핀오프’ 제도도 실행하고 있다.
스핀오프는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화된 기업이 한 사업을 독립적인 주체로 만드는 ‘회사분할’을 말한다.
삼성전자가 직접 육성하는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최대 1억원의 사업지원금 지급,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 내 전용 업무공간 및 식사·교통 제공, 성장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삼성전자 및 관계사와의 협력 기회 연결, 국내외 IT 전시회 참가, 국내외 판로 개척 등을 1년간 지원한다.
아웃사이드 460개, 스핀오프 61개 등 총 521개 C랩 스타트업들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조 3400억원, 창출한 일자리는 8700여 개에 달한다. 또 20개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200 육성사업’에 3개사는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3월 7일 경북 구미시에 있는 구미전자공고를 찾아 “젊은 기술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며 “현장 혁신을 책임질 기술인재들을 항상 응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국내외서 ‘ABC’ 역량 강화
LG는 미래성장동력으로 ABC(AI·Bio·Cleantech) 분야를 점찍고 역량 강화와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는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서울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 ‘슈퍼스타트 데이 2023(SUPERSTART DAY 2023)’을 개최했다. 슈퍼스타트 데이는 LG가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매년 개최해 온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LG가 미래사업으로 육성 중인 AI, Bio, Cleantech 등을 포함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스타트업 40곳이 참가해 기술 및 서비스를 시연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LG는 앞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로 혁신적인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스타트업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이들과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미래준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거점 법인을 방문해 “작은 씨앗이 미래 거목 되도록 꺾임 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보스턴 법인과 아베오, 토론토의 LG전자 인공지능 랩(AI Lab) 등을 방문해 BIO와 AI 분야의 미래 사업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AI는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이를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사업 구도에 커다란 파급력을 미칠 미래 게임체인저”라며 “AI를 통한 혁신도 단순한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 차원을 넘어 고객의 관점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치열하게 고민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구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마곡 LG AI연구원, 오송 LG화학 생명과학 공장, 마곡 LG화학 연구개발(R&D) 연구소,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미래준비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는 최근 글로벌 벤처 투자기업 클리어브룩과 협약을 맺고 오는 2024년 말까지 1억달러(약 1300억원) 이상 규모로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GS, 전기차 충전 시장·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집중
GS그룹은 충전 기술 고도화 및 소비자 편의를 향상시키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전방위로 투자하면서 미래 전기차(EV) 충전 시장 확대를 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GS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신사업을 위해 미트라켐(배터리 소재 개발), 그린라이온(폐배터리 재활용 설비 개발), 에코알앤에스(폐배터리 재활용 친환경솔루션) 등에 투자한 데 이어 GS에너지가 포스코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청평에 있는 GS칼텍스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GS 신사업 공유회’에 참석해 “스타트업의 기술이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라며 “이제는 벤처투자 단계를 넘어 그동안 발굴해 온 벤처 네트워크의 기술을 연결해 미래시장을 선도할 신사업으로 구체화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GS그룹은 허 회장 취임 이후 ‘스타트업 벤처와 함께하는 미래성장’을 GS의 신사업 전략으로 선언한 바 있다. 벤처 시장의 혹한기로 불리던 최근 1년 사이에도 GS는 모두 33개 스타트업과 7개 벤처펀드 등에 약 1500억원이상을 지속 투자했다.
GS벤처스는 지난해 벤처펀드를 조성한 지 1년 만에 16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계열사들도 기존 사업에 접목해 신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 스타트업 투자 AI 분야 아닌 ‘콘텐츠·엔터테인먼트’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2년 반 동안 신성장 스타트업에 4조원 이상을 직접 지분 투자한 가운데 가장 많이 한 분야는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54개사의 타법인 출자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기업 출자를 받은 844개사를 업종별로 보면 가장 출자액이 큰 분야는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로 이 분야 99개 기업에 1조1천415억원을 출자했다.
이어 이차전지 분야 64개 기업에 1조416억원을, 우주·항공 분야 48개 기업에 4770억원을 투자했다.
또 제약·바이오 분야는 4370억원(173개사), 애플리케이션·플랫폼 서비스 2906억원(18개사), AI·빅데이터 2051억원(122개사) 등 순이었다.
한편 지난 2021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계열사 투자를 제외한 타기업의 지분을 취득한 기업은 298개사로 조사됐다. 출자 금액은 취득가 기준 20조7701억원이었다.
이 중 투자조합 등을 통한 간접투자가 16조3354억원으로 전체의 78.6%를 차지했다. 간접 투자 대상 기업은 2922개사였다.
리더스인덱스는 “직접 지분을 취득한 투자 대상 기업은 844개사, 지분출자 금액은 4조3055억원으로 집계됐다”며 “직접 지분을 투자한 대부분 기업은 스타트업”이라고 설명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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