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 충전규격, 테슬라 NACS 압도...CCS 고수 현대차 고심 왜?
2023-07-24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연일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이 낮춰진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익률보다 점유율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테슬라는 판매량 확대와 이후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서 경쟁력 우위를 가져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기차 시장은 가성비 있는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는 전략을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히는 각종 요소들을 가격을 낮춤으로써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지난 15일(현지시간) 공식 판매 홈페이지를 통해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인하 모델을 출시했다. 각각 1만 달러(한화 약 1335만원)씩 가격을 낮췄으며 기존 모델 대비 1회 충전 시 최대 운행거리가 단축됐다. 테슬라는 앞서 지난 14일 중국 시장에서 모델Y 롱레인지와 퍼포먼스의 가격을 1만 4000위안(한화 약 255만원)씩 인하했다.
테슬라의 연이은 가격인하...속셈은?
테슬라의 이같은 행보는 가격 경쟁력를 선점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심산이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2020년 9월 테슬라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반값 전기차'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2월 텍사스에서 진행된 인베스터 데이에서 반값 전기차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했고 이는 투자자들의 실망으로 이어졌다.
테슬라는 현재 반값 전기차 대신 기존 출시된 모델들의 가격을 낮춘 개량판을 내놓으면서 본래의 목적을 어느정도 충당하려는 계획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출시한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인하 모델인 '스탠더드 레인지'는 기존 모델과 같은 동일한 배터리와 모터가 탑재됐으나 소프트웨어를 통해 주행거리와 성능이 제한된다.
이처럼 테슬라가 가격을 낮춘 모델을 출시하면서 수익률보다 점유율에 집중하는 이유는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우위 확보를 위해서다. 현재 전기차 시장의 판매량은 과거와 달리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구매를 완료한 사람들이 신차를 구매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문제로 꼽히지만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여러 진입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비 높은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어 구매로 이어지기까지 어렵다. 최근 여러 지역에서 보조금이 축소되고 있는 현상과 더불어 완벽하게 구비되지 않은 충전인프라, 올라가는 충전가격 등이 판매량 둔화의 이유로 꼽힌다. 때문에 여러가지 단점이 보이는 전기차를 구매할 바에 내연기관모델이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매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이다.
전기차 단점 상쇄할 대안으로 떠오르는 중저가 모델
이에 대해 전기차 업체들은 중저가 모델을 그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소비에 있어 가장 큰 진입장벽인 가격을 낮추면 여러가지 단점들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경쟁 브랜드의 중저가 모델 출시에 따른 점유율 하락을 미리 대응하기 위해 기존 모델의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점유율을 확보해 향후 개선될 충전 인프라로 확대될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는 동시에 및 자사 모델을 사용한 고객이 프리미엄 모델 구매로 이어지게 되는 문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대림대 자동차학부 김필수 교수는 가격인하 정책을 펼치는 테슬라에 대해 "테슬라의 경우 전기차 업체 중에서도 영업이익률이 높고 NACS같은 독자적 충전규격이 있기 때문에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요소가 다수 존재한다"며 "현재 전기차 시장은 영업이익률보다 점유율을 중시하고 있고 때문에 가격이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저가 전기차 생산하는 베트남 '빈패스트', GM과 포드 시총 넘어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베트남 전기차 제조사 빈패스트가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도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이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저가 모델을 중점으로 한 빈패스트는 '가성비'모델이 프리미엄 모델보다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빈패스트의 나스닥 상장 시가 총액은 약 850억 달러(한화 약 113조5000억원)으로 GM의 480억 달러와 포드의 460억 달러를 상회횄다.
자동차업계는 테슬라가 중국 판매모델 가격인하에 이어 곧바로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인하를 결정한 이유를 빈패스트의 견제로 보고 있다.
이처럼 테슬라가 시작한 전기차 가격인하 정책은 여러 브랜드에 영향을 미쳐 총체적인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는 1500만원 상당의 전기차 모델 '시걸'을 발표했으며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F-150의 가격을 1만달러 가량 인하했다. 리비안이나 루시드같은 신생 전기차 브랜드들도 지금같은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돼 전기차의 가격 문제는 한 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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