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vs 한화그룹, 경쟁구도 본격화…최근 수주 전 무승부

HD한국조선해양, STX중공업 인수
한화오션, 울산급 배치3 5∼6번함 우선협상자 선정
신종모 기자 2023-08-07 11:11:44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HD현대와 한화그룹의 조선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울산급 배치3 5∼6번함의 우선협상자로 됐다. 이후에는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인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들 그룹은 앞으로 조선, 방산 등 수주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기업간 경쟁이 아닌 동갑내기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김동관 한화오션 부회장의 자존심 경쟁이라고 평가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왼쪽)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HD현대·㈜한화


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31일 파인트리파트너스와 함께 STX중공업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652만4174주 및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된 신주 536만4670주 인수를 통해 STX중공업 지분 35%를 확보한다. 거래 총액은 약 813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앞으로 STX중공업의 독립경영체제 및 친환경 엔진 기술을 지원하고 이중연료엔진, 디젤엔진 등 제품별 생산라인을 전문화할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인수를 통해 대형(2행정)엔진 생산능력 확대, 주요 부품 경쟁력 강화, 영업 시너지를 통한 수출 확대 등 선박용 엔진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방침이다.

이번 STX중공업 인수전에는 한화그룹도 참전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인수를 본격화하면서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엔진사업부를 고도화하기 위해서였고, 한화그룹은 엔진사업부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STX중공업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중소형 선박 엔진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STX중공업 인수가 한화그룹의 선박 다양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그룹은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HSD엔진의 상황을 고려해 STX중공업 인수를 포기했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2월 선박엔진 전문 기업인 HSD엔진 인수에 나서며 조선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한화임팩트는 지난 2월 16일 HSD엔진 지분 33%(2269억)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구주 19% 매수·신주 14% 유상증자)을 체결했다.

HSD엔진은 선박용 엔진시장 세계 최대 생산업체 중 하나로 친환경 기자재 및 발전설비 생산도 가능한 기술과 제조 역량을 갖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HSD엔진의 제조 기술력을 한화오션과 결합해 친환경 엔진 선박 제조 등 고부가 가치 사업을 강화한다”며 “여러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과 핵심 역량 확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에 편입되면서 방산 수주 경쟁력이 확대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HD한국조선해양이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한화오션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달 14일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으로의 흡수 이후 처음으로 군함 수주를 따냈다. 

한화오션은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았다. 총 91.7433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을 0.1422점 차이로 눌렀다. HD현대중공업은 총 100점 중 80점을 차지하는 기술능력평가에서 0.9735점 앞섰다. 하지만 불공정 행위 이력에 따른 감점으로 한화오션에 밀렸다. 

당시 HD현대중공업은 제안서 평가제도에 대한 전향적인 재검토를 요청하는 등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수주 전을 계기로 HD현대와 한화그룹이 조선, 방산 수주 등을 놓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HD현대는 업계 1위 수성에, 한화그룹은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