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vs CJ 기싸움...유통 대기업 '반쿠팡 연대', 쿠팡 독주 막을 수 있을까

홍선혜 기자 2023-07-26 10:16:30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쿠팡과 CJ와의 불협화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햇반 전쟁’에 이어 CJ올리브영과의 갈등까지 이들의 납품문제로 인한 다툼은 약 8개월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대립에 일각에서는 쿠팡의 독주를 막는 대기업의 반격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CJ의 갈등은 CJ제일제당과의 납품가 문제로부터 빚어졌다. CJ제일제당은 쿠팡측이 요구하는 마진율이 과하다는 주장을 했고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약 4배 이상 비싼 납품가를 주문하면서도 성실하게 제품을 납품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고 반발했다. 당시 CJ제일제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양사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CJ제일제당은 쿠팡 플랫폼에서 철수하게 됐다. 

이후 CJ제일제당은 이마트·SSG닷컴·G마켓 등 신세계 유통 3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를 '반(反) 쿠팡 연대'라고 칭했으며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없어지니 중소 식품업체 동반 성장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쿠팡, CJ CI / 사진= 각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중 지난 25일 쿠팡은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또 다시 CJ와의 마찰을 빚었다. 신고사유는 중소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쿠팡 납품과 거래를 막는 위반 행위를 지속했다는 이유에서다. 

쿠팡이 주장한 CJ올리브영 법위반 혐의는 ▲뷰티 중소 협력사를 매장 축소 등으로 협박해 쿠팡 납품 방해 ▲뷰티 중소 협력사에 쿠팡 납품 금지 제품군 지정 ▲쿠팡에 납품할 경우 입점 수량·품목 축소 등이 있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은 '협력사의 쿠팡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며 쿠팡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했지만 이번 문제로 인해 쿠팡 대 CJ 의 전쟁은 2차전으로 번지게 됐다.

올리브영은 앞서 지금은 철수한 오프라인 뷰티 경쟁업계인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 헬스앤뷰티 스토어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납품업체에 독점 거래 등을 강요한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조항 적용 등을 검토해 전원 회의를 앞둔 상황이며, 최종심의 일정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 사진=쿠팡

"급속 성장하는 쿠팡 독주 막아라"

과거에도 쿠팡은 기업간의 불화를 빚은 바 있다. 지난 2019년 LG생활건강은 쿠팡을 대규모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쿠팡이 제품 판매가를 기준치 이상으로 낮게 요구했다고 주장했고 쿠팡은 결국 LG생활건강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이러한 현상에 일각에서는 쿠팡을 견제하는 기업이 쿠팡의 독주를 막고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1037억원·7742만달러), 4분기(1133억원·8340만달러)에 이어 3분기 연속 영업흑자달성에 성공했지만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362억원(1억677만 달러)을 달성하며 영업이익 최초 1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쿠팡의 유통 부문 시장점유율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와 사별 실적자료 등에 따르면 4.4%로 신세계그룹에 이어 2위권이다.

쿠팡이 로켓 배송시스템을 도입하면서부터 이를 견제하듯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너도나도 빠른 배송에 집중하며 쿠팡 따라잡기를 시전했다. 실제 쿠팡의 빠른 배송은 충성고객을 높이며 분기 흑자전환에 높은 영향을 미쳤다. 이에 신세계는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익일배송 상품군을 확장했고 컬리는 물류 거점을 확충하며 배송 처리량을 늘리고 있다.

이번 CJ올리브영과의 대립역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위한 기싸움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이달 초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론칭했고 CJ올리브영은 ‘오늘드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양사간의 사업영역이 겹쳐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쿠팡의 사업영역은 CJ와 겹치는 부분이 다소 있어 이들 회사간의 갈등은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류나 OTT역시 대한통운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티빙과 쿠팡플레이의 경쟁구도로 또 다시 맞붙을 수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이커머스에서 절대강자는 쿠팡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제일제당 등 쿠팡 채널을 배제하고 계속해서 기싸움을 이어간다면 제조업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쿠팡의 몸집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싸움이 얼마나 효력이 있을까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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