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2018년 4월24일 스튜어디스에 대한 안경 착용을 허용하면서 우리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더 나아가 회사의 긍정적 이미지에 도움이 되자 K-LCC 업계는 사람중심 종업원중심 경영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가장 먼저 티웨이항공이 반응하면서 스튜어디스의 두발 자유화를 선언했다. 티웨이항공은 자사 스튜어디스에게 안경 착용과 네일아트 허용에서 더 나아가 염색과 퍼머 등을 허용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스튜어디스의 머리카락은 검은색을 유지하고, 헤어스타일은 단발머리나 쪽머리만 해야 했다. 그런데 티웨이항공이 2018년 5월8일 객실승무원의 헤어스타일 규정을 없앴다.
이에 따라 염색과 퍼머가 허용되었고, 반드시 머리를 묶을 필요도, 단발머리를 유지할 필요도 없게 됐다. 국적항공사 최초로 시행된 이 같은 파격적인 조치들은 객실승무원이 헤어스타일 등 겉모습에 치중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승객안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있었다. 티웨이항공은 “임직원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을 존중하는 ‘사람중심’ 경영철학의 연장선”이라고 덧붙였다.
티웨이항공은 이어 2019년부터는 사무실 근무 임직원을 대상으로 반바지와 샌들을 허용하는 복장 자율화를 실시했다. 또 무더운 여름철 성수기에 공항 지점 직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기존의 유니폼 대신 쿨비즈(Cool-biz) 유니폼을 제공하고 있다. 쿨비즈 유니폼은 땀 흡수에 탁월한 소재의 폴로 셔츠 형태로 시원하고 쾌적한 원단에 움직임이 자유로워 기존 유니폼보다 체감온도가 2~3도가량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K-LCC 업계의 경쟁적인 사람중심 종업원중심 경영은 특히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에 몰린다. 티웨이항공은 2023년 7월11일 초복을 맞아 수제 팥빙수 약 700인분을 마련해 땀 흘리는 직원들의 사기를 증진시키고 노고를 격려하는 이벤트를 했다. 티웨이항공은 ‘함께하는 우리들의 항공사’라는 경영이념 아래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향상을 위한 여러가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에도 복날 전후로 팥빙수와 떡볶이를 제공하는 등 임직원의 사기 진작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야외에서 24시간 항공기 점검업무를 담당하는 정비사들을 위해서는 여름에 자외선 차단용품, 목걸이 선풍기, 아이스크림 등을 비롯해서 겨울에는 방한두건, 방한화 등 방한용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에어서울은 2023년 7월 편안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내자는 취지의 ‘이지 쿨(EASY COOL)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은 7월부터 10월까지 하계기간 동안 임직원들에게 슬러시를 무제한 제공하기 위해 회사 곳곳에 슬러시 제조기를 설치했다. 또한 반바지 착용도 허용했다. 에어서울은 “연중 가장 바쁜 여름 휴가철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임직원들에게 작은 격려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2016년부터 폭염에 야외에서 근무하는 정비사, 여름 성수기를 맞아 평소보다 많은 승객을 모셔야 하는 공항근무자들과 운항 및 객실 승무원 등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7월과 8월 두 달간 아이스크림을 무제한 제공하고 있다. 정비본부 라운지, 승무원 라운지 등 사내 곳곳에 대형냉장고를 설치하고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제주항공은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크림, 겨울에는 뜨끈뜨끈한 호빵을 제공하고 있는데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고 말했다.
이 같은 K-LCC 각 사의 경쟁적인 직원대상 이벤트는 소소하지만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면서 전통으로 뿌리내리고 기업문화로 꽃을 피운다. 실제로 K-LCC 신입사원 면접장에서 “왜 우리회사를 지원했는지?” 묻는 지원동기에 “아이스크림과 호빵을 마음껏 먹고 싶어서”라고 답변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이들 지원자는 아이스크림과 호빵에서 기업문화를 엿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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