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4개사 가격 내린다...제과업계도 백기

홍선혜 기자 2023-06-28 17:34:47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농심에서 시작된 제품 가격 인하 바람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가 국제 밀 가격 하락을 강조하며 언급한 가격 인하 압박에 업계가 줄줄이 백기를 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라면 4개사는 다음달부터 잇따라 제품 가격을 내린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도 과자값을 인하하는 등 제과 업계로 가격 인하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가격 인하 선봉에 선 곳은 농심이다. 농심은 다음달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고 27일 밝혔다.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이 라면가격을 내린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2010년 2월 농심은 밀가루 가격 인하에 따라 안성탕면, 신라면, 육개장사발면 등 주력 제품 가격을 2.7∼7.1% 내린 바 있다.

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은 국내에서 연간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국민라면과 국민스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도 같은 날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7월부터 평균 4.7% 내린다고 밝혔다. 삼양라면은 5입 멀티 제품 할인점 판매가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짜짜로니는 4입 멀티 제품 기준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열무비빔면은 4입 멀티 제품 기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인하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60년 전통의 국민 라면인 삼양라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제품을 포함한 10여 종의 다양한 품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가격 인하를 검토중이던 오뚜기도 내달부터 라면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내리겠다고 28일 밝혔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으로 스낵면은 3380원(5개 포장)에서 3180원으로 5.9%, 참깨라면은 4680원(4개 포장)에서 4480원으로 4.3%, 진짬뽕은 6480원(4개 포장)에서 6180원으로 4.6% 저렴해진다. 다만 진라면 가격은 유지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하로 서민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오뚜기는 앞으로도 더 좋은 맛과 품질의 제품, 서비스로 보답할 것” 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마트 매장에 라면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팔도 역시 11개 라면의 가격을 소비자 가격 기준 평균 5.1% 인하한다. 변경된 가격은 내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일품해물라면과, 왕뚜껑봉지면, 남자라면은 1000원에서 940원으로 60원 싸진다. 

팔도 관계자는 “누구나 즐겨 먹는 대중 음식인 라면에 대한 부담을 나눠지고자 일부 라면 제품에 대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과 업계도 가격 낮추기에 나섰다. 롯데웰푸드는 일부 과자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100원씩 내린다. 가격인하 품목은 과자 대표 브랜드인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 3종으로 편의점 가격 기준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인하할 예정이다. 해태제과도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 가격을 10% 인하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 통계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밀 가격은 t당 227.7달러(29만6123.85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9.2달러(54만5085.76원) 대비 45.6% 하락했다. 제분업계는 다음 달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라면·제과업계에 이어 밀가루 사용량이 많은 제빵업계 등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