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규격 'NACS', 국제 표준 되나?

포드, GM, 스텔란티스도 NACS방식 채택...점유율 60% 예상
SK시그넷, NACS 커넥터 적용 제품 연내 출시로 대응
현대차그룹, 국가에 맞는 충전규격 제공하는 방식...북미 시장 NACS 변화도 동일한 대응
박재훈 기자 2023-06-19 11:16:40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전기차 완성업체 테슬라의 전용 충전 방식이 전기차 충전업계의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 테슬라의 충전 규격인 북미충전표준(NACS, North America Charging Standard)방식을 타 미국 브랜드들도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NACS충전 방식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확장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CCS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국내 전기차 충전업체들이 앞으로 NACS가 글로벌 표준이 될 수도 있는 시장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전기차 북미 시장의 급속충전 방식 규격은 현재 테슬라의 NACS와 미국, 유럽, 한국이 쓰고 있는 CCS(Combined Charging System)크게 두 가지가 채택되고 있다. NACS는 흔히 테슬라의 슈퍼차저의 적용된 충전 규격으로 CCS대비 케이블이 작고 가벼워 충전하기에 용이하며 250㎾ 이상의 급속충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자 특징이다. CCS충전방식은 1개의 충전구로 완속 및 급속 충전을 할 수 있으며 급속충전의 시간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테슬라의 충전규격 NACS / 사진=테슬라코리아 


19일 전기차 충전 업계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가 테슬라의 충전 규격인 NACS방식을 채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드는 내년 초부터 자사 전기차를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1만2000여곳에 설치되어 있는 슈퍼차저를 이용할 것이라 밝혔다. GM은 미 정부가 테슬라의 NACS규격을 사용할 수 있게 기술 공개한 이후 2025년부터 CCS대신 NACS를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내 압도적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를 다른 완성차 브랜드도 채택하게 되면서 테슬라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충전 시설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국게전기차충전기기술협의체 차린(CharIN)에 따르면 테슬라와 포드 그리고 GM이 제휴를 맺음으로서 NACS 방식이 미국 전기차 시장의 60%를 점유할 것으로 추산된다. 테슬라, 포드, GM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74.2%에 달한다.

테슬라 충전소 / 사진=연합뉴스


테슬라는 GM과 포드에 자사 전용 충전기인 슈퍼차저도 개방하고 있는데, 이는 미 정부에서 2021년 시행한 인프라법 때문으로 보인다. 인프라법은 전기차 충전기 네트워크 구축에 75억 달러(한화 약 9조8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테슬라는 충전소를 개방함과 동시에 충전규격에 대한 점유율을 높여 충전기 설치 보조금을 받고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충전기 제조업체들은 NACS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NACS 충전기 제조에 들어갔다. 미국 내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인 블링크차징, 차지포인트, 호주에 기반을 둔 트리티움등의 기업들도 자신들의 충전소에 CCS와 함께 NACS연결 포트를 제공하겠다 밝혔으며,스위스 충전기 제조업체 ABB의 미주법인 또한 NACS커넥트를 제공하기로 하고 현재 설계와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K시그넷 초급속 충전기 V2 모델 렌더링 이미지/사진=SK시그넷


국내 전기차 충전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SK시그넷은 지난 15일 NACS 커넥터를 적용한 제품을 연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SK시그넷의 기존 초급속 충전기 제품은 1대의 충전기에 커넥터가 CCS방식이거나, 1개는 CCS 1개는 차데모(CHAdeMo)방식의 커플러가 각각 적용돼 있다. 하지만 NACS가 충전업계에 대두되는 만큼 앞으로 생산되는 제품에는 NACS커플러도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장착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충전방식이 통일되면 편의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제조사별 다양한 규격에 대한 통일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지역별로 미국과 유럽, 한국은 CCS를 주로 채택했으며, 중국은 GB/T, 일본은 차데모를 채택해왔다. 주로 CCS를 표준으로 사용해왔던 업계에서는 반대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 전기차 시장에 활발하게 공략중인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전기차 시장 생태계가 바뀌는 만큼 테슬라의 충전 규격에 맞춰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북미 시장에 대한 충전 어댑터만 바꾸는 형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과 일본 등 지역에 맞게끔 전기차 충전 규격을 제공해왔으며, 미국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대처해 미국 시장 공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충전 업계 관계자는 "당장 NACS로 흐름이 맞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CCS를 채택하던 다른 국가나 완성차업체들은 기존의 계획대로 CCS를 채택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으며 "단기적으로 커넥터를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동향을 지켜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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