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도 명품수요 늘어 난다는데...명품 플랫폼 적자 난 왜?

홍선혜 기자 2023-05-10 10:20:23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치솟는 물가에도 명품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명품 플랫폼 실적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향후 이들 회사가 불황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지 추가 주목된다.

9일 시장조사기관 스테티스타(Statista) 따르면 펜데믹이었던 지난 2020년 글로벌 명품시장 규모는 2600억 달러(345조 200억 원)로 전년 대비 15.2% 감소했으나 이듬해부터 반등했다. 2021년에는 13.5% 증가한 2942억 달러(390조 4034억 원)를 지난해는 6.3% 성장한 3천억 달러(398조 1000억 원)를 기록하며 올해는 3548억 달러(470조 8196억 원)를 내다보고 있다.
발란 광고모델이었던 김혜수/사진=발란

국내 명품 시장 규모도 점차 커져가는 추세다. 2020년 44억 달러(5조 8388억 원)로 전년 비 13.8% 감소했지만 지난해는 141억 6500만달러(약 19조원)로 세계 7위 수준을 찍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명품 플랫폼 3사 적자...신뢰도 하락·무리한 광고 탓

고물가 속에도 명품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명품 플랫폼 3사는 (발란·트랜비·머스트잇) 적자의 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발란과 머스트잇은 각각 71% 성장한 891억원, 66% 증가한 33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트렌비는 882억원으로 매출이 8% 감소했다.

올해는 이들 3사가 모두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가장 손실이 큰 발란은 전년 대비 약 2배 정도인 37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이어서 머스트잇과 트렌비가 각각 168억원, 2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앱 이용자 수 급감, 무리한 TV 광고 등에 있었다. 발란의 경우 지난해 ‘네고왕’ 사태에 이어 두 차례 개인정보 유출 및 과도한 반품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로 인해 그해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형록 발란 대표와 박경훈 트렌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과장 광고, 가품판매, 소비자 청약 철회권 제한, 과다 반품비 등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앞서 발란의 경우 지난해 5월 나이키 에어조던1 × 트레비스 스캇 레트로 하이 모카 운동화가 가품임이 드러났고 지난 10월, ‘스투시 월드투어 후드집업’ 역시 가품 논란에 휩싸였다. 더불어 지난해 3월과 4월 외부 해킹으로 약 162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약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트렌비 또한 지난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360만원 과태료를 지불했다.

이 같은 문제로 명품 플랫폼 3사의 이용자 수는 전년 비 50% 이상 하락하며 점차 내리막 길을 걷게 됐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발란 월간 평균 이용자 수는 59만 8000명에서 올해는 36만 3000명으로 약 40% 급감했다. 트렌비와 머스트잇은 각각 72만명에서 34만 3000명으로, 31만명에서 18만명으로 줄었다.

소비자 신뢰 확보 및 광고 비용 줄여 '안간힘'

적자의 폭을 줄이고 실적 개선을 위해 명품 플랫폼들은 올해 광고 비용을 줄이고 고객의 신뢰도를 높혀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김혜수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발란은 지난해 전년 비 두 배 이상 늘어난 385억원을 광고비에 투자했지만 올해는 투자비용을 절감하고 고객 신뢰도 상승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고객 안심 서비스 '발란 케어'와 지난 2월 선보인 파트너십 중심의 '발란 케어 플러스'에 이어 오는 22일부터 '발송 책임 보상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발송 책임보상제란 고객이 상품 주문 시 각 상품란에 표시된 발송일을 지키지 못할 경우, 1차 지연 시 2%, 2차 지연 시 5%를 보상하는 제도로 누적 적용 시 상품 구매 금액의 총 7%까지 최대 7만원 한도에서 고객에게 보상하는 제도다.

적용되는 상품은 발란에 입점해 있는 총 1200여 개 입점사의 350만 개의 모든 상품을 대상으로 한다.

발란 관계자는 “현재 기존 고객 60%가 재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라며 “상반기 까지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보다 기존 고객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개선은 점차 좋아지는 추세라 하반기 부터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트렌비 역시 지난해부터 광고비를 절반 이상 줄이고 효율화에 나서며 실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트렌비는 영업적자 규모를 30% 이상 감축시켰으며 더불어 인공지능(AI) 기반 운영 효율화, 중고 거래 사업 성장,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 개발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중고 명품을 새 명품으로 교환해주는 ‘셔플’ 서비스도 도입했다. 소비자가 소유하고 있는 명품과 유사한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교체할 수 있으며 값에 따라 더 지불하거나 차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머스트잇은 올해 안에 월간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1월부터 수수료율을 8.8%에서 12.1%(VAT포함)로 인상했으며 직매입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풀필먼트 서비스 등 신규 사업을 개시해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또한 매체 및 소재 최적화를 통해 광고 효율을 상향시켜 광고선전비를 축소하고 각종 운영비를 절감할 계획이다. 실제 머스트잇은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내걸며 광고 마케팅에 힘을 쏟아 왔지만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모두 중단했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월간 영업이익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서 매출 확대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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