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보다 오른 가격이 더 쓰네”…식당 소줏값 6000원 시대?
2023-02-20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27일 소줏값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가격을 타 주류업체들도 잇따라 일시적으로 가격을 동결했다. 그러나 식당에서의 주류 물가 상승률은 마트 등에서 파는 상승률 보다 높게 측정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당분간 소주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가격 인상 요인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쉽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결정한 조치"라고 공식 입장문을 밝혔다.
주류 제조업체들이 맥주·소주 등의 출고가를 인상하면 연쇄적으로 편의점 주류, 식당 주류 등이 모두 올라 가공식품 물가가 상승하게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주의 경우 외식 품목이 11.2% 올라 가공식품 상승률(8.6%)을 웃돌았지만 주류업계의 소줏값 인상 폭을 살펴보면 200원 단위에 그쳤다. 하이트진로의 출고가는 지난 2012년 961.7원에서 현재 1166.6원으로 약 11년간 205원 인상했으며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공장 출고가 역시 2013년 946원에서 2022년 1162.7원으로 약 217원 올랐다.
그러나 식당에서는 여전히 소주를 값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도권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소주를 5000원대 이상으로 판매하고 있고, 강남 지역에는 7000원에서 1만원대 까지 대폭 인상해 판매하는 업주들도 있었다.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식당 기준 소줏값은 3000원이었다. 이는 10년 사이 약 3배 이상 가격이 널뛰기 한 셈이다.
1300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대형마트와 1900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편의점의 소주 가격과 비교해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다.
소주의 유통구조는 제조사에서 도매점을 거치고 소매점에서 소비자가 구매하는 형식이다. 업계에서는 부과세와 주류 도매상 유통비 등을 모두 합해도 약 410원 정도가 더해진다고 말한다. 유통과정을 모두 따졌을 때 결국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줏값 5000원 중 약 70%가 음식점에서 이윤을 남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한 커뮤니티에서는 기업에서 소줏값을 올리지 않겠다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식당에서 과도하게 값을 올려 판매하는 것에 대해 강한 반발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업주들은 물가가 치솟아 이윤을 남기려면 어쩔 수 없었다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인건비 등 식당을 운영하는 부대 비용도 식당 주류 가격의 인상 요인이라는 것이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총괄은 "외식업계의 주류 가격 인상 요일은 원자재 비용 더하기 인건비 등 식당 자체를 운영하는 비용들도 포함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배달료 인상 등의 부가적인 요소들이 점차 시차를 두고 누적되면 업주들이 판매하는 주류값이 급등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72명)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원에서 1000원을 인상했다고 응답했다.
종각의 한 식당에서 주류를 판매하고 있는 A씨는 “우리도 손님들한테 안 좋은 소리 들어가면서 술값을 올리고 싶지 않다”며 “음식값을 올리면 손님들이 더 싫어하실 걸 아니까 올릴 수 있는 게 술값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료, 인건비, 가스비, 음식 만드는 재룟값 이거저거 다 합치면 솔직히 남는 거 별로 없다 자영업자 사정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한탄했다.
한편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품목 중 맥주의 물가지수는 112.63(2020년=100)으로 지난해 대비 10.5% 상승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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