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덕 본 韓 배터리...中 핵심소재 의존도는 여전한 숙제

IRA우회책으로 국내 기업에 눈 돌리는 중국기업
중국의 화유코발트, 포스코퓨처엠·LG화학에 각각 1.2조원 투자
박재훈 기자 2023-05-08 10:49:19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하 IRA)으로 호조를 이어가는 국내 배터리업계에 중국기업들이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IRA로 인한 대중 규제에 있어 우회책으로 국내 기업들에 대한 협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배터리 양극재 / 사진=연합뉴스 

국내 배터리업계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IRA에 따른 수혜로 괄목할만한 성적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조7471억원과 63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01.4%, 영업이익은 144.6%씩 늘었다. 삼성SDI도 1분기 매출액 4조7978억원, 영업이익 3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6%, 91.7% 올랐다. SK온도 분기 최대 매출인 3조3053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손실이 3447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같이 호조를 달리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계의 이면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바로 핵심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다. 업계에서는 이차전지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핵심소재 공급망이 중국 업체들의 비중이 큰 점은 앞으로 강화될 IRA정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은 중국산 비중이 90%에 달한다.

지난 7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배터리 양극재 핵심 소재 수산화리튬 수입액은 21억6000만달러(한화 약 2조8600억)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90.3% 증가한 수치로 해마다 수산화리튬은 수입액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국내 배터리업계에서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양극재 제조에 쓰이는 수산화리튬은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로 꼽힌다. 

중국산 수산화리튬의 높은 의존도는 국내 배터리업계에서도 큰 리스크 요인이다. 당장에 호조를 달리고 있는 과정 중 IRA의 규제가 강화될 경우 가장 높은 의존도를 보인 공급망에서 수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 진행하는 포스코 / 사진=연합뉴스 


이에 국내기업들은 리튬자급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기업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2018년 리튬 자원 확보를 위해 아르헨티나 염호를 인수한데 이어 2024년부터 현지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해 도입할 계획이다. 2025년부터는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들인 중간 물질인 탄산리튬을 국내 공장에서 가공해 연 2만5000톤 규모롤 수산화리튬을 직접 생산할 예정이다.

이렇듯 국내에서도 자체적인 수산화리튬 공급망을 찾기위해 노력중이지만 IRA를 우회해 배터리소재 시장을 공략하려는 중국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화유코발트는 포스코퓨처엠과 함께 합작사를 설립해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투자는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포항 블루밸리산단에 전구체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를 이룬다. 전구체(니켈·코발트·망간 화합물)는 배터리 단가에서 40~5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 재료다.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쉬웨이 화유코발트 부총재, 김관영 전라북도지사, 강임준 군산시장이 19일 'LG화학·절강화유코발트 새만금국가산업단지 투자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LG화학 

이외에도 화유코발트는 LG화학과도 협업해 전북 군산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도 전구체 공장을 짓는다. 군산에 세워지는 이 공장도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구체를 생산 라인을 구축할 예정으로 2029년까지 10톤의 전구체를 생산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

IRA의 세부지침상 배터리 광물을 가공할 때 미국 혹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40%이상을 조달해야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중국기업은 미국의 이런 대중규제를 피하기 위해 우회책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현재 리튬·코발트·망간 등 이차전지 핵심 광물의 글로벌 공급망 대부분을 중국이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어 국내기업에서는 중국 의존도를 당장 낮추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기업은 중국과의 협업으로 당장의 호조를 이어가면서 공급망을 다변화해 핵심광물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에 속도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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