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인상 잠정 보류...한전·가스공사 '자구책 마련' 시급

사실상 동결...국민들 부담과 국제에너지 가격 하향세 감안
박재훈 기자 2023-03-31 13:57:31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올해 2분기 인상이 예고됐던 전기·가스요금이 잠정보류한다고 정부가 31일 발표했다. 당정은 향후의 의견 수렴 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31일 오전 국민의힘과 정부는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었다. 이자리에서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회 후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 추이와 인상 변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전문가 좌담회 등 여론 수렴을 좀 더 해서 추후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정책위의장은 "전기와 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재확인했다"고 말하며 "다만 인상 시기와 폭에 대해서는 산업부가 제시한 복수의 안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에 대해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정책위원장은 "요금 인상 시 국민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한전과 가스공사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날 협의회에는 당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 류성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한무경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 김미애 원내대변인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자리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지난 29일에 열린 당정협의회에서도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에 상호 동의했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누적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인상안에 대하여 복수의 안을 당정에 제시했다.

하지만 2분기가 하루 남은 31일 당정협의회에서 요금 인상안을 잠정적으로 보류하고 사실상 동결한 것에는 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들의 부담이 기저에 깔렸으며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세인 것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전 서울본부. /사진=연합뉴스


이에 요금 인상에 앞서 한전과 가스공사가 적자 폭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당정의 지적도 있었다.

박 정책위의장은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전기·가스 요금 인상 여부를 언제까지 결정할지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바로 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추세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 전망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통상부 장관은 요금 인상 시기와 폭에 대한 복수안 구성 관련 질문에 대해 "2026년까지 한전과 가스공사의 누적적자를 해소한다는 경제 운영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어느 수준으로 해소해야 할지 등에 대해 인상 폭과 시기에 대한 다양한 조합상의 대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과 정부 최적의 안이 선택되면 그 무렵에 인상여부를 시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32조6000억원, 가스공사의 경우 미수금 8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