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공장 정상화 100일…지속가능한 100년 기업 도약

전사적 역량 총결집…‘제2의 한강의 기적’ 이뤄내
친환경 철강 기술개발·4차 산업혁명 기술 혁신 집중
‘체인지업그라운드’ 운영 통해 국가 경제 활성화·지역 상생 실현
신종모 기자 2023-03-27 10:33:17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포항제철소 복구는 기적이며, 만약 미국이었다면 공장문을 닫았을 것이다.”

해외 철강업계 관계자와 유수의 언론들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복구와 관련해 이같이 격찬했다. 

지난 23일 4개월 만에 다시 찾은 포항제철소는 태풍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정도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포항제철소는 50년 축적 세계 최고 조업 기술과 헌신적인 임직원 노력으로 침수 135일만에 기적적인 복구를 이끌어냈다.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이 힌남노 침수 피해 복구 이후 정상가동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와 냉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의 대부분이 침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하지만 포스코그룹 전 임직원과 민·관·군을 포함한 연인원 약 140만 여명의 헌신적인 노력과 포스코명장 등 전문 엔지니어들이 보유한 세계 최고의 조업·정비 기술력으로 단 한 건의 중대재해 없이 지난 1월 20일 완전 정상화의 기적을 일궈냈다.

이후 정상 조업 100일 지난 현재 포스코는 미래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성공적인 침수 피해 극복을 통해 얻어진 더욱 단단해진 철강 본원 경쟁력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과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팩토리 체제 구축 등에 집중하고 있다.

‘탄소중립 2050’ 실현…‘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 강공 드라이브 

“포스코는 포럼을 통해 수소환원제철기술의 개방형 개발 플랫폼 제안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어젠다를 제시함으로써 글로벌 그린철강 시대를 주도하겠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HyIS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포스코는 아시아 철강사 중 최초로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선언하면서 고로 등 기존 생산방식을 수소환원제철 생산체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포스코는 ‘하이렉스(HyREX)’ 기반 수소환원제철 상용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파이넥스(FINEX)’설비를 포스코와 공동으로 설계했던 영국의 플랜트 건설사 '프라이메탈스(Primetals)'와 수소환원제철 엔지니어링 기술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HyREX 시험설비 설계에 착수했다.

하이렉스는 포스코 고유의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말한다. 

파이넥스는 포스코가 고유기술로 개발해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원료를 예비처리 하는 공정을 생략하고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바로 사용해 쇳물 생산이 가능한 설비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인 HyREX 시험설비를 오는 2026년에 도입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오는 2030년까지 HyREX 상용 기술개발을 완료한 후 오는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을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에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2차 포럼도 성황리에 개최했다. 

포스코는 HyIS 포럼을 통해 글로벌 철강사와 각국 철강협회, 원료공급, 에너지, 엔지니어링 기업과 정부·국제기구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철강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수소환원제철법으로의 일대 전환을 앞당길 지혜를 모으는 등 글로벌 철강산업의 2050 탄소중립을 리딩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은 “철강업계의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수소환원제철이란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그 자체가 매우 도전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뜻을 모아 그 길을 함께 떠난다”며 “탄소중립 시대는 앞당겨지고 인류는 다시 한번 도약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고로인 포항제철소 제 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스마트 핵심 기술 혁신 집중

포스코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스마트 핵심 기술을 적극 도입해 철강 생산 일관 공정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초기에는 단일 공장 수준으로 개발되던 스마트팩토리가 이제는 생산계획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을 관통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선 공정은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학습해 예측, 관리하는 스마트 고로로 변모했다. 제강 공정에서는 만들어진 쇳물을 연주 공정을 거쳐 슬라브로 만들기까지의 로스 타임을 최소화하고 온도, 성분 등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통합 제어 시스템을 개발해 멈춤이나 지연 없는 연속 공정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도금 공정에서는 딥러닝을 이용해 제품의 강종, 두께, 폭, 조업조건과 목표도금량을 스스로 학습해 정확히 제어할 수 있도록 도금 기술을 적용했다. 스마트 고로기술과 도금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등재됐다.

아울러 전체 공정 측면에서는 연·원료 최소 비용, 최적 배합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인 ‘포스플롯(PosPLOT)’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조업설계 시나리오에 따른 원가 영향도 분석에 기존 8일 소요되던 작업을 3분으로 단축했다. 원가 외에 품질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변화까지 고려해 본원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수소환원제철 기술과 스마트 팩토리 등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철강산업을 선도하고 최고 경쟁력을 더욱 공고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체인지업그라운드를 개관했다. /사진=포스코그룹


‘체인지업그라운드’ 통해 벤처 육성·지역 상생 발전 기여

포스코그룹은 국내 최대 벤처요람인 체인지업그라운드 지원을 통해 국내 全주기 선순환 벤처플랫폼 구축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는 서울, 포항, 광양 등에서 운영하는 산학연 인프라 기반 벤처 인큐베이팅 센터다. 

단순 공간적 개념이 아닌 포스텍(POSTECH·포항공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방사광가속기 등 세계 2위 규모인 연구시설과 5000여 명의 연구인력, 연간 1조원 규모의 연구비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인프라가 집적된 산학연 협력 허브를 벤처 밸리로 확장한 것이다.

입주기업에 산학연 협력 인프라를 제공하고 포스코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화 실증 기회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벤처 펀드를 활용한 성장단계별 스케일업 자금 지원, 정부와 지자체와 연계한 투자 유치(IR) 기회도 제공한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1년 7월에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을 개관했다. 체인지업그라운드에 입주한 기업은 현재 113개로 기업 가치는 1조 4086억원에 달하며 입주율은 100%로 국내 최고 수준의 창업 인큐베이팅 센터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포스코 측은 “태평양 동안의 실리콘밸리와 더불어 태평양 서안에 있는 ‘또 하나의 퍼시픽 밸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체인지업그라운드의 또 다른 역할은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다. 경북 제1도시인 포항시는 지난 2019년에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월하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의 산학연 인프라 지원을 받기 위해 수도권 기업 12곳이 포항으로 본사를 이전했고 9곳이 포항 사무실을 새로 열었다. 2곳은 포항 공장을 건설했다. 포항에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90여 개에 달한다.

포스코가 포항에 기부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인 스페이스워크.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는 포항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인 스페이스 워크를 기부해 지역 명소화에 힘을 쏟는 등 국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기업시민을 실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1년 11월 포항시에 스페이스워크를 기부했다. 포스코와 포항시는 2019년 4월 1일 ‘환호공원 명소화’ MOU를 맺고 2년 7개월에 걸쳐 가로 60m, 세로 57m, 높이 25m의 곡선형 조형물인 스페이스워크를 건립했다. 작품의 외관이 환호공원에 내려앉은 구름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클라우드(cloud)’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스페이스워크는 총 333m 길이의 철 구조물로 트랙을 따라 걸을 때 마치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환호공원과 포항제철소, 영일만, 영일대 해수욕장 등 주변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이다. 포항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된 스페이스워크에 관광객이 늘면서 포항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복구 활동을 통해 임직원 모두의 일치된 열정과 위기극복 DNA를 되새기고 향후 하이렉스 기술이 글로벌 철강업계의 탄소중립을 주도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더욱 굳건해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기업시민의 긍정적 가치 경험으로 확장 시키며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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