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美 반도체지원법…삼성·SK하이닉스, 기술 유출 우려

삼성·SK하이닉스, 초과이익 반납·기밀 공개 회의적 반응
신종모 기자 2023-03-03 11:09:25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른 지원금을 지급하는 절차를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받는 반도체 기업에 초과이익을 반납하고 기밀 공개까지 요구하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보조금을 신청한 미국 투자 반도체 기업에 390억달러(약 50조원), 연구개발(R&D) 분야에 132억달러(약 17조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1억 5000만달러(약 2000억원) 이상 반도체 지원금을 받는 기업은 예상을 초과하는 이익 일부를 미 정부와 공유도 해야한다는 조항도 달렸다. 

상무부는 기업이 보조금을 신청할 때 예상 수익을 제출하도록 했다. 일정 기준을 넘어선 수익을 올릴 경우 보조금의 최대 75%까지 이익을 환수할 방침이다. 

또한 상무부는 반도체 기업에 재무건전성을 직접 검증하고 주요 고객 및 생산 제품, 원료 현황까지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시설 접근을 열어둔 기업에 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지원법과 관련해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반도체 핵심기술이나 기업 전략 유출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에 있어 생산시설 공개는 기밀 유출이나 다름없다”며 “생산시설을 보여주면 혜택을 주겠다는 차제가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을 대놓고 빼내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 중이다. 투자 규모만 무려 1921억달러(약 252조 6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추가로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다. 테일러에도 170억달러(약 22조 4000억원)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아직 공장 부지 선정을 하지 않은 상태다. 올해 상반기부터 부지를 찾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테일러 공장은 어쩔 수 없으나 추가 공장 건립 추진은 어려울 것”이라며 “SK하이닉스도 당장의 투자 계획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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