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올해 대형 M&A 소식 전해줄까

지난해 반도체 팹리스 ARM 인수 흐지부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에 20조원 차입…반도체 투자 자금 확보
신종모 기자 2023-02-15 11:17:07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 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대를 모았던 글로벌 반도체 설계 시장의 80~90%를 점유하는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암(ARM) 인수도 흐지부지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10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의 회동에서 ARM 지분 매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규제 당국 승인이나 인수 자금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 단독으로 ARM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 ARM의 인수 가격이 최대 100조원을 웃돌아 비용적인 부담도 컸을 것으로 분석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또 다른 대형 M&A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리기로 했다.

그동안 실적 효자로 불리던 반도체 사업 부진이 전체 실적 감소로 이어지면서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반도체 투자 재원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차입 기간은 오는 17일부터 2025년 8월 16일까지이며 차입 금액은 2021년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대비 10.35% 규모다. 이자율은 연 4.60%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측은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했다”며 “반도체 업황이 개선돼 현금 흐름이 좋아지면 차입 금액을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자회사에 자금을 차입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50조원 수준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해왔다. 특히 올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부족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차입이 대형 M&A를 위한 자금 확보 행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삼성이 인수합병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보안 문제로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재계는 대형 M&A를 준비하는 자금보다 영업이익 급감에 따른 단순한 반도체 투자 자금 확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 부진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무리한 M&A 추진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반도체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계획대로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지난 7일 충남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핵심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며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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